회원과 동반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
류진 풍산 회장·김귀열 슈페리어 회장·김운용 전 나인브릿지 대표 등 한국인은 100명 채 안돼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지난주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에 출전한 권서연(18·대전여방통고)은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한국 여자골퍼로는 최초로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대회를 치른 선수가 된 것이다. 한국 남자골프선수들은 한장상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김시우 등 불과 14명만 오거스타 내셔널GC를 밟았다.
골프 선수도 이럴진대, 선수 아닌 일반 골퍼가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하는 일은 어렵디어렵다. 더더욱 한국 골퍼가 라운드 기회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해본 한국 사람은 100명이 채 안될 것으로 추산된다. ‘좁은 문’이지만,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길을 알아본다.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GC 클럽하우스 뒤편. 일반 골퍼가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길은 바늘 구멍처럼 좁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
먼저 이 골프장 회원(약 300명)과 동반할 경우 ‘바늘 구멍’같은 라운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국내 인사가 회원과 동반해 라운드한 케이스는 류진 풍산 회장,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 김운용 전 나인브릿지 대표, 김석원 전 쌍용 회장, 송인상 전 재무부장관 등이다.
김귀열 회장은 당시 최경주의 코치인 필 리츤의 주선으로 기회를 얻었다. 고 최종현 SK 회장은 1996년 SK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 주정부 초청으로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했다. 안양CC 회원인 가수 조용필씨도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했다고 전해진다.
둘째 마스터스와 연관된 직책을 지닌 사람에게 SBS는 이 대회 국내 중계권자다. 윤석민 SBS 회장은 이 자격으로 2017년 부인과 함께 대회가 끝난 다음날 월요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했다.
2000년 아마추어로 대회에 출전한 김성윤의 코치 김영일 프로는 12번홀(파3)에서 티샷을 한 번 해봤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연습라운드 때 김성윤의 골프백을 메고 따라다닌 김 프로는 12번홀에 다다라 슬그머니 아이언을 꺼내 티샷했다고 한다. 얼마나 쳐보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싶다. 김 프로는 당시 기자에게 “코치라도 쳐보기는 어렵다. 오직 선수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는 취재기자로 현장에 가서 추첨에 당첨되는 것이다. 마스터스에는 전세계에서 약 1000명의 기자들이 온다. 오거스타내셔널GC는 매년 이들 가운데 30명 정도를 추첨으로 뽑아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월요일에 라운드 기회를 부여한다. 기자는 2014년 라운드 행운을 누렸다. 지금까지 약 10명의 한국 기자들이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했다.
그밖에도 한국인들이 기회를 마련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길이 더 있다.
대회 자원봉사자가 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에 뽑히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자원봉사자로서 한 해 대회를 위해 ‘수고’한다면 대회 다음달인 5월에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 하나는 인근 대학에서 골프선수로 활약하는 일이다. 오거스타 지역의 대학에서 골프선수로 활약할 경우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골프관련 책을 내는 일이다. 단, 오거스타내셔널GC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더 메이킹 오브 더 마스터스’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오웬이 대표적이다.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캐디가 되는 것이다. 이 골프장은 ‘캐디 마스터 엔터프라이스’라는 회사를 운영한다. 이 곳을 수료하면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캐디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러다 보면 1년에 한 번은 라운드할 수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의 직원이 되는 일이다.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이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다. 경쟁률이 높지만, 직원이 되면 연중 한 번은 라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유명한 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 장학금을 받는 것이다. 미국 에모리대 윈스대 웨스턴 온타리오대 조지아테크에서 상위 성적을 낸 후 소정의 과정을 수료하면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라운드 기회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