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운용 자산 규모 1조달러에 이르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신흥국 채권 매도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이 매도 대상에 포함, 시장에 미칠 파장에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채권 포트폴리오 [출처=블룸버그]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브레이크’ 이후 번진 경기 침체 공포에도 상승 탄력을 보이는 신흥국 채권시장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현지시각) 노르웨이의 재무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가 제시한 채권 포트폴리오 재편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부펀드 측은 채권 포트폴리오를 달러화와 파운드화, 유로화를 중심으로 운용, 신흥국 채권을 포함해 그 밖에 통화로 표시된 채권 물량을 퇴출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재무부의 승인에 따라 국부펀드는 당초 계획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재무부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호주 및 캐나다 달러화와 스웨덴 크로나화 표시 채권은 채권 포트폴리오에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3100억달러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신흥국 채권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한국과 멕시코, 칠레, 헝가리,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폴란드, 러시아, 태국 등 주요 신흥국 채권 물량이 포함된다.
또 신흥국 국채와 회사채가 모두 매도 대상에 해당한다. 국부펀드는 포트폴리오 재편성 이후에도 최대 5%까지 신흥국 채권을 보유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관련 채권이 퇴출되는 셈이다.
관련 채권 가격의 상관관계가 높아 분산 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통화 관련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펀드 측의 주장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채권 물량을 축소하는 한편 주식 비중을 70%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움직임에 대해 코메르츠방크의 울리히 렉트만 외환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 측면에서 이뤄진 것으로, 신흥국 자산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판단이나 적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달러화 표시 채권 물량이 약 1조2000억크로네로 최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로화 물량이 7000억크로네로 포트폴리오 비중 2위를 차지했고, 엔화 표시 채권 물량이 2000억크로네를 웃돌며 3위에 랭크됐다.
이 밖에 영국 파운드화와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 물량이 뒤를 이었고 한국 원화 표시 채권 보유량이 500억크로네 이내로 전체 7위를 기록한 동시에 신흥국 채권 가운데서는 최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