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스핀-아웃(Spin-Out)' 프로그램
광학기술 '옵틱스' 등 3개 기술 스핀아웃 예정
기술·시장 검증, 성장지원 등 4단계로 진행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기술 책임자로서 기술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이번 스핀오프 프로그램은 선순환 효과가 크다. 밖에서 해보고 싶은 일(사업화, 창업 등)을 회사 내에서 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은 인력들이 많이 유입될 것이다. 스핀아웃 후 실패하면 회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박진효 ICT기술센터장 [사진=성상우 기자] |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이 자사 스핀오프 프로그램 '스타게이트'를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구상 중인 내용이다. 회사 내에서 특정 기술 분야에 대한 사업화 희망자가 있으면 그 성공가능성을 심사한 뒤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특정 기간동안 처우 하락 없이 사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계획이다. 사업에 실패하면 회사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28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내 기술 프로젝트를 분리해 독립사업화시키는 '스핀-아웃(Spin-Out)' 프로그램 '스타게이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관련 프로젝트 및 향후 사업 계획도 이날 공개됐다.
스타게이트는 구글이 자율주행 연구 프로젝트 ‘웨이모(WAYMO)’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시킨 것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광 전지, 평면TV 등 첨단 기술 스핀-아웃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사내 유망 기술들을 독립시켜 글로벌 ICT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기술 유출 등 우려는 확실한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원천차단하고 오히려 좋은 인력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업화 과정에서 각 사업체에 부여하는 자유도 및 지원 규모는 케이스마다 다르게 설정한다. 박 센터장은 "각 사업 경영에 대한 관여 정도는 케이스마다 다르다"면서 기술 선정 과정에서 상용화에 대한 검증을 기본으로 하고, 자유롭게 할 수도 있지만 확률을 높인 형태의 스핀아웃을 하겠다는 것이 스타게이트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정된 기업에 따라 SK텔레콤의 관여도 및 지원 규모도 다를 것"이라며 "어떤 곳은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 양자암호의 경우,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기술개발‧사업 때 콜라보해야 하며 IDQ는 보안사업부문의 자회사라서 본체랑 결합된 형태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원규모는 IDQ가 600억 수준, 데이터 SW 솔루션은 수십억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핀아웃 프로그램 '스타게이트' 개요 [자료=SKT] |
이를 통해 가장 먼저 스핀아웃할 것으로 보이는 기술은 초소형 레이저 광학엔진 '옵틱스'다. 레이저 광원을 활용해 디지털 이미지 및 영상을 빛으로 투영하는 장치로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주사위 크기의 이 장치는 AI스피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음원에서 보컬, 반주 등을 분리시키는 '음원 분리 기술(AI Vocal Remover)’도 스핀-아웃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CES 2019'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이 운영 중인 공동협의체를 통해 사업화를 진행한다.
AI 기반의 미디어 품질개선 기술인 '슈퍼노바'와 이용자의 시청 이력에 따라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찾아주는 기술 'AI 맞춤형 미디어 디스커버리'도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박 센터장은 "SK텔레콤은 통신사가 아닌 ICT 회사로 변모했고 사업 성과도 나고 있다, 사내 기술 중에서 더 나은 기회를 발굴해서 기존 사업부 만큼의 유니콘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니즈도 있고, 이 기술로 글로벌 진출하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회사가 가진 혁신기술로 스핀오프하는 계기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술센터 외에도 아웃소싱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모아서 외부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와 합치거나 파트너사와 결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