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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트럼프 취임 후 대미 투자 급증...‘트럼프 달래기’ 전략

기사입력 : 2019년03월26일 10:55

최종수정 : 2019년03월26일 10:55

취임 첫해 500억달러 이상 투자 늘어
대선서 승리했던 지역에 투자 집중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의 대미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17년 일본의 대미 직접투자 잔고는 4690억달러(약 531조원)에 달하며, 2016년에 비해 500억달러 이상 늘어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승리했던 지역에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취임 이후 계속해서 대일 무역적자를 문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투자 70%, 트럼프 지지 지역에 집중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자료를 토대로 2017년 1월 이후 주요 투자 안건을 조사해 보니, 플라스틱이나 반도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남부와 남서부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지역과 거의 겹친다. 공장 등 생산시설이나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그린필드 투자’의 약 70%가 이들 지역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한 위스콘신이나 펜실베니아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띄었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역에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들이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적자가 미국의 산업공동화와 고용감소를 초래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이다. 재선을 노리는 2020년 대선에서도 마찬가지 논법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일본 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중서부 오대호 주변의 ‘러스트 벨트’에 주목하고 있다. 공장이 밀집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중·저소득층 백인 남성이 많은 지역이다.

2017년 5월 다이킨공업은 텍사스주 휴스턴 근교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했다. 그 해 7월에는 토요타자동차가 댈러스 근교에 새로운 본사를 설립했다. 물론 남부와 중서부가 동부에 비해 인건비가 싸다는 장점도 있다.

토요타의 자동차 생산 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대미 투자 늘려 트럼프 달래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이후 계속해서 대일 무역적자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도 백악관에서 열린 고용문제 회의에서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고 있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미국의 넘버원 투자자”라고 강조하며, 토요타와 파나소닉 등 8개 기업의 7개 투자 안건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은 이르면 4월 중에라도 미국과 무역협상 교섭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동차와 농산물 수출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올 공산이 커 일본에게 쉽지 않은 교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급증이 외교상 강력한 카드로서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에서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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