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 당국이 동북부 꽝닌성(城) 우온비시(市)에 위치한 바방 사원의 제령 의식을 금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3대 사찰 중 하나인 바방 사원에서 수만 명의 신도들이 전생의 업보를 없애준다는 의식을 치르기 위해 최소 100만동(약 5만원)에서 최대 1억동(약 5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사원에 바쳤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트남 당국은 22일 성명에서 “(바방 사원의) 제령 의식은 불교 철학을 거스르고 베트남 종교법을 위반한다”며 “사회 질서와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불교 신도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방 사원의 승려들은 질병이나 불행이 전생의 업보 때문이라고 설교하며, 한 달에 세 번 이틀 간 ‘방황하는 영혼에 설교’하고 ‘나쁜 업보’를 없애기 위한 의식을 거행하면서 신도들에게 선행의 의미로 기부를 요구했다.
이러한 제령 의식은 수년 간 지속됐으나, 최근 승려들이 계좌이체 등으로 돈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그러던 중 이 사원의 한 비구니가 서북부 디엔비엔성에서 발생한 여대생 집단강간 및 살해 사건을 두고 희생자가 전생에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라는 내용을 바방 사원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에 올렸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으면서 바방 사원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다.
또한 바방 사원 승려들은 동성애가 업보 때문이라며 이성과 접촉하면 치유될 수 있다고 설파했다. 한 기자가 촬영한 동영상에서는 바방 사원의 한 승려가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여성에게 “당신이 전생에 마녀였기 때문에 얻은 업보”라며 “방황하는 영혼이 당신의 목숨도 앗아갈 것”이라고 위협하는 장면도 촬영됐다.
바방 사원의 주지스님은 지난 21일 설교에서 “한을 품은 혼령들이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질병과 결혼 문제, 자녀 문제 등을 일으킨다. 우리는 이러한 영혼을 불러들여 쫓아낼 수 있다”고 말해, 제령 의식을 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베트남에서 불교 인구는 소수에 속하지만, 신자가 아닌 경우도 자주 사원이나 절을 찾아 토속 의식에 참여하는 풍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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