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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황창규 KT회장, 로비사단 위촉·운영 전권행사“

기사입력 : 2019년03월25일 11:02

최종수정 : 2019년03월25일 11:09

25일 경영고문 운영지침·위촉계약서 공개
"경영고문 위촉, 황 의사에 전적으로 달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른바 ‘KT 로비사단’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황창규 KT 회장이 경영고문 위촉과 운영에 전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25일 “정·관·군·경 로비사단으로 운용됐던 KT 경영고문의 위촉이 황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란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영고문 위촉계약서’와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입법 촉구 국회,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7.05 kilroy023@newspim.com

경영고문 운영지침은 KT 경영고문의 역할과 처우를 규정하는 내규로 추정된다. 운영지침에는 '경영고문에 대한 위촉 권한은 회장에게 있다(제5조)', '고문의 최종 위촉여부는 회장이 결정(제7조)'이라는 부분이 있다. KT 경영고문 위촉은 황 회장의 의사에 전적으로 달렸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운영지침대로라면 KT 회장은 경영고문을 누구로 임명할지와 비용과 기간 등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운영지침에는 '복리후생 기준은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제14조)',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회장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제17조)'로 기재돼 있다.

이 의원은 “경영고문 운영도 회장의 전권인 듯 보인다”며 “사실상 회장 개인을 위한 자리에 약 20억에 달하는 회사 돈을 써온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의원은 KT가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 취임 후 14명의 정치권 인사, 군인과 경찰, 고위 공무원 출신 등에게 고액의 급여를 주고 민원해결 등 로비에 활용해왔다고 주장했다. KT가 이들에게 공식 업무 없이 자문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한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KT 경영고문 명단이다. KT가 제출한 원문으로 본문에는 인물 구분을 위해 일부 성명을 기호로 변경했다. 고문 이력 중, 명단에 없으나 기사 본문에 등장하는 이력은 이 의원실이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 확인한 사항이다.<출처=이철희 의원실>

이 의원은 또한 “고문 역할을 ‘경영현안 및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자문이나 회사가 요청하는 과제를 수행’으로 최대한 모호하게 규정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외부기관의 인적관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제12조)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T가 처음부터 경영고문을 로비 수단이자 로비 대가용 자리로 마련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이 함께 공개한 경영고문 위촉계약서는 황 회장 위임으로 CR부문장(부사장급)이 정치권 출신 인사와 2014년 11월 1일 체결한 것이다.

위촉계약서는 제1조에서 “고문으로서 회사의 업무 운영에 관한 자문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의원은 “계약서에는 해당 고문의 이름이 가려져 있지만 계약일과 월 자문료로 미뤄봤을 때 홍문종 의원 특보출신인 이모 고문과의 계약서로 보인다”며 “비밀유지의무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경영고문 가운데 공직자윤리법 상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은 퇴직공직자가 있단 점도 지적됐다.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은 자’는 운영지침 상 결격사유에 해당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16일 국회에서 KT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2019.01.16 yooksa@newspim.com

이 의원은 “경영고문이 애당초 회사 내규와는 상관없이 회장 임의대로 운영됐고 운영지침은 채용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 기업 KT가 내규로 경영고문을 위촉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뚜렷한 활동 내역이나 실적 없는 자에게 급여를 지급해왔다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이다. 이는 형사적 처벌 뿐만 아니라 KT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과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된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T 감사와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을 해왔는지 주주총회에 보고는 있었는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전방위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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