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장르물 대가’로 통하는 OCN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드라마와 영화의 포맷을 결합한 ‘드라마틱 시네마(Dramatic Cinema)’ 프로젝트로 장르물에 강한 면모를 한층 굳히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 ‘트랩’이 성공을 거두며 OCN의 색깔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라이프 온 마스’ ‘손 the guest’와 더불어 시리즈물로 자리 잡은 ‘보이스’와 ‘신의 퀴즈’까지. 웰메이드 장르물 계보를 이어온 OCN이 개척한 '드라마틱 시네마'는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하고, 영화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새로운 형태의 제작물이다.
[사진=OCN] |
이번 프로젝트는 영화의 날선 연출과 드라마의 밀도 높은 스토리가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 하에 진행됐다. 기존 드라마가 14~16부작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그보다 간결하게 방영될 예정이다.
첫 주자인 ‘트랩’은 알 수 없는 덫에 걸린 국민 앵커의 충격적 전말을 그린 하드보일드 추적 스릴러다. 기존 드라마의 절반인 7부작으로 제작됐는데, 서막이 화려했다. 영화 ‘백야행’의 박신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TEN’을 집필한 남상욱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여기에 영화 ‘완벽한 타인’ ‘역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다모’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해 시작 전부터 대중의 기대가 집중됐다. 이서진과 성동일이 주연을 맡은 영화 같은 캐스팅도 화려했다.
베일을 벗은 ‘트랩’은 1회부터 시청률 2.4%(닐슨, 전국 유료플랫폼가입기준)로 출발이 좋았다. 이후 계속 성장세를 보였고, 4회 3.7%, 6회 3.9%, 7회에서는 4.0%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트랩’은 이서진의 악역 변신과 더불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영상미, 탄탄한 스토리가 더해져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 9일 첫 방송과 동시에 드라마 화제성 2월 1주차에서 9위에 진입(굿데이터코퍼레이션 제공)하는 성과를 냈다.
'트랩'에 출연한 성동일, 임화영, 이서진, 윤경호(왼쪽부터 차례대로) [사진=OCN] |
OCN 관계자 역시 “영화 제작진과 드라마 시스템이 결합된 ‘드라마틱 시네마’란 새로운 장르 개척을 통해 장르명가 계보를 이어갔다"며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소재와 악역이 주인공인 전개로 색다른 장르의 결을 만들어내 호평을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영화처럼 무삭제판 감독판과 7편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묶어 선보이며 장르물 마니아까지 사로잡았다. 이런 일거양득의 효과는 모두 OCN과 ‘트랩’ 연출진의 계획 하에 나온 결과였다.
‘트랩’ 관계자는 “7개의 에피소드를 1편의 영화로 재편집, 이서진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감독판(170여분) 등을 통해 영화 같은 드라마, 드라마 같은 영화의 새로운 포맷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물 드라마로 재미를 톡톡히 본 OCN이 영화와 손 잡은 이유는 뭘까. OCN 관계자는 “‘트랩’은 원래 영화로 준비하려고 했으나, 저희가 먼저 박신우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7부 에피소드로 만들어졌을 때, 탄탄한 몰입감을 보여주며 새로운 TV 드라마 포맷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을 같이 할 때 상황과 현실적인 측면이 맞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OCN의 결과 같은 생각을 가진 연출자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트랩’ 박신우 감독처럼 영화, 드라마의 경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분들이 많아지는 추세고, OCN도 추후 더 적극적으로 ‘드라마틱 시네마’를 진화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CN은 두 번째 프로젝트 ‘타인은 지옥이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영화 ‘사라진 밤’을 맡은 이창희 감독이 연출한다. OCN이 이미 ‘트랩’으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만큼, 이들의 두 번째 드라마틱 세네마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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