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발행한 RCPS(700억원) 상환후 100억원 사업자금 활용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애큐온캐피탈이 8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검토중이다. 이에 3년여 전 발행한 700억원 RCPS를 상환한뒤 100억원은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용도로 쓸 예정이다.
김옥진 애큐온캐피탈 회장이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큐온그룹의 미래금융 전략을 발표했다. 2018.05.02 milpark@newspim.com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연내 700억원 규모 RCPS를 조기 상환하고, 증액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RCP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회사로부터 상환을 받거나,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는 우선주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발행회사가 상환권을 갖게되면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애큐온캐피탈은 2016년 8월 1일 700억원 규모(주식 634만5752주) RCPS를 발행했다. 이는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의 인수대금 2224억원 중 일부를 마련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이 RCPS 전량을 인수했다.
당시 애큐온캐피탈은 RCPS를 발행하면서 두 가지 상환 조건을 내걸었다. 애큐온캐피탈이 RCPS 발행일로부터 3~5년 사이 상환 의사를 밝히거나, 메리츠종금증권이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상환을 요청하는 경우다. 올해는 RCPS 발행 3년차다. 즉, 상환은 애큐온캐피탈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큐온캐피탈의 추가 RCPS 발행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RCPS는 자본으로 분류돼 외관상 재무구조가 좋아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주지만 사실은 부채"라며 "보유하는 것이 비용, 재무 등 측면에서 회사에 유리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통상 RCPS는 우선주여서 회사가 부담할 비용(주주에게는 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은 편이다. 즉, 발행회사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또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도 부채로 평가된다.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는 자금조달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인 신용등급이 중요하다. 현재 애큐온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이와관련, 애큐온캐피탈 관계자는 "전환·상환 일자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애큐온캐피탈 대주주(지분 81.88%) JCF는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다. JCF는 2015년 8월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HK저축은행, 두산캐피탈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2017년 연결 기준 순이익은 755억원으로 2015년보다 12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순이익도 7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다.
호실적을 거두면서 고배당도 실시했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402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전년 결산배당을 포함하면 지난 한해에만 총 670억원을 배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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