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해 말 미국의 소매판매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하면서 소비 둔화 우려에 힘을 줬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연말을 맞이하고도 미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미 상무부는 14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1.2% 감소한 5058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0.1% 증가할 것으로 본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를 크게 밑도는 결과다.
연말 소매판매의 감소는 경제 둔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자동차와 건축 자재를 제외한 모든 소매판매가 감소해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제퍼리스의 워드 매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수치가 끔찍하다”면서 “성탄절 시즌 판매 발표가 대체로 꽤 탄탄했던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매카시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으로 상당 기간 금리 정상화를 제쳐둘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말 쇼핑객[사진=블룸버그통신] |
12월 백화점 판매는 한 달 전보다 3.3% 줄었으며 스포츠용품과 서점 판매 역시 4.9% 감소했다. 건강 및 퍼스널 케어 부문의 판매도 2%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말 휘발유 가격이 내리면서 소매판매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2.37달러로 11월 2.65달러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액은 5.1% 감소했다.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2018년 전체로는 5.0% 늘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2월 1.8% 감소해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9% 줄어 2014년 초반 이후 최대폭으로 후퇴했다.
아마존닷컴과 같은 비점포 소매업체의 소매판매는 한 달 전보다 3.9% 줄어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소매지표의 부진은 미국의 경제활동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둔화 신호로 읽힌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신용 및 직불카드 지표를 볼 때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OA는 “휘발유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2016년 중반 이후 우리가 본 가장 약한 추세이며 소비자들이 2019년을 맞이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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