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와 전문경영인 불화설?… "오너家 중심 일방적 기업문화"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유광렬 전 대표가 사임한 후 임시를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설 대표가 불과 1개월 만에 전격 사의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화약품 CI [이미지=동화약품] |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설 동화약품 대표는 회사에 지난 1월 말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유 전 대표가 사임한 뒤, 임시로 대표이사직을 맡은 후 불과 한 달 만이다. 이 대표와 함께 인사와 개발 부문의 임원 2명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가 올 때까지 이 대표가 근무하겠다는 뜻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3월 주주총회 때까지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화약품은 현재 새로운 대표이사를 찾고 있다.
지난 10년간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은 여섯 번이나 바뀌었다. 동화약품은 2008년 오너 3세인 윤도준·윤길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2012년 조창수 대표를 영입하면서 오너·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임했다. 이후 박제화 사장, 이숭래 사장, 오희수 사장, 손지훈 사장 등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그만둔 유 전 대표 역시 취임 10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원인으로 오너 3세인 윤도준 회장과의 불화를 꼽는다. 윤 회장은 동화약품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전문경영인들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 관계자는 "동화약품 전문 경영인들의 경우 대부분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들임에도 불구하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났다"며 "윤 회장과 대부분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오너 중심의 기업문화'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업력이 길다는 특성 때문에 오너 중심의 기업문화와 구조가 굳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오너 경영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뀌고 있지만, 기존 기업 문화 때문에 동화약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기업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