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 대비 지난해 11월 신설 합의부
법원행정처 경험 없는 박남천 부장판사가 심리
혐의 47개‧사건기록 방대…내달 재판 개시 전망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에 배당됐다.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는 박남천 부장판사가 재판을 지휘한다.
서울중앙지법은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심리한다고 1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23 |
서울중앙지법은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을 적시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한 뒤 배당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관계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연고관계와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배당을 통해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전남해남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5기로 광주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해 의정부지법, 서울북부지법 등에서 근무했다.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다.
양 전 대법원장과 같이 재판에 넘겨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사건도 형사합의35부에 배당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추가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심리한다.
형사합의35부는 지난해 11월 사법농단 의혹에 대비해 신설한 합의부 3곳 중 한 곳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절차는 이르면 3월께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47개에 이르고 공소장만 296쪽에 달해 사건기록 검토 및 입장 정리에 상당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개입 △ 통합진보당 소송 개입 △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및 법관 인사 불이익 조치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유출 △법원 예산 유용 등을 최종 승인하거나 지시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에 검찰은 지난 1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위계공무처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