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12월 순이익 3.0% 감소
117개사가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호조를 이어왔던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격화로 중국 경제의 감속이 선명해지면서 전자기기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는 3월 끝나는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면서, 향후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지통신이 7일까지 결산을 발표한 도쿄 1부시장 상장기업 874개사(전체의 약 67%, 금융 제외)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2018년 4~12월 순이익은 전년동기비 3.0% 감소했다.
2018회계연도 전체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기업은 117개사에 달했으며, 전망치를 올려 잡은 기업은 72개사에 그쳤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나소닉의 우메다 히로카즈(梅田博和) 상무는 “지난해 11월에 들어서면서 거래기업의 투자가 멈춰버렸다. 특히 스마트폰 설비에 사용하는 모터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하면서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부품이나 설비 공급을 담당하는 일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나소닉의 4~12월 순이익은 13.2% 감소한 1737억엔(약 1조7800억원)에 그쳤다.
미쓰비시전기도 10~12월 중국에서의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0%나 감소했다. 회사 측은 “거래 기업의 프로젝트가 동결되거나 연기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일본의 부품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일본전산은 차량용 모터 수요가 급감하면서 2018회계연도 순이익이 6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4~12월 중국에서의 매출이 전년동기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히타치도 “자동차 시장의 부진이 큰 타격을 미쳤다”며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감은 현재 호실적을 내고 있는 기업은 물론 비교적 타격이 적은 비제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은 2018회계연도에 매출과 순이익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가와이 도시키(河合利樹) 사장은 중국의 반도체 메모리 수요에 대해 “무역전쟁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설비투자를 재검토하는 고객도 있다”고 지적했다.
ANA홀딩스는 “여객 사업에서 아직 큰 영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내년 사업 전망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쓰이(三井)상선도 “춘절 이후 중국용 화물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무역마찰로 인해 예년보다 감소폭이 커지면 감편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즈호증권의 미노 히로카츠(三野博且) 수석 투자전략가는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2019회계연도 전반까지는 이익 감소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낙의 산업용 로봇 공장.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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