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허희수 前 부사장, 과감한 디자인 전략으로 해방둥이 장수브랜드의 변신 이끌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출범한 지 74년이 넘은 국내 대표적 장수기업인 SPC삼립이 디자인과 문화적 감성을 더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17년 SPC삼립은 세계적인 타이포그래피 전문가인 네빌 브로디(Neville Brody)와의 협업을 통해 샌드위치 브랜드 ‘샌드팜’과 프리미엄 냉장 디저트 ‘카페스노우’에 적용할 BI(Brand Identity)를 선보였다.
샌드팜 BI에는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브랜드 특성을 담았다. 전반적으로 초록색 계열의 색상을 사용해 신선하고 건강한 원료로 만든 제품이 식탁까지 전달되는 과정을 표현했다. SPC삼립은 가정식 대체 식품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해 샌드위치 시장 1위를 넘어 기타 간편식 시장까지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카페스노우 BI에는 ‘달콤하고 시원한 프리미엄 디저트’라는 콘셉트를 살렸다. 눈[雪] 결정체를 표현한 하늘색 육각형 모양 위에 부드러운 서체와 눈꽃 아이콘을 적용했다. SPC삼립은 브랜드명을 ‘카페스노우(Cafe-Snow)’로 결정한 후 ‘입안에 넣으면 눈처럼 사르르 녹는 느낌’을 브랜드의 주요 개념으로 강조하기 위해 눈 모양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포함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엔 서울 홍대 입구에 카페스노우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쳤다.
SPC삼립의 떡 카페 브랜드인 빚은의 선물세트 상자에는 한국 전통의 건축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패키지 전반에 걸쳐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 양식과 단청에서 볼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색상을 찾아볼 수 있다.
SPC삼립의 육가공 브랜드인 그릭슈바인도 BI와 플래그십스토어 인테리어 디자인에 집중했다. 독일어로 ‘행운의 돼지’라는 뜻을 지닌 그릭슈바인은 독일식 정통 메쯔거라이(정육식당)를 표방한다. BI에 적용한 일러스트레이션은 19세기 유럽의 귀족 남성들이 착용했던 탑햇(TopHat)에 착안해 재치있게 표현했다. 플래그십스토어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정통 독일식 메쯔거라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써브웨이 타일(지하철 역사 느낌이 나도록 벽면에 붙이는 타일)을 활용하는 한편 조명에도 잘 어우러지도록 조화롭게 꾸몄다.
한편, SPC삼립의 ‘삼립 브레드 패키지(Samlip Bread Package)’는 ‘2018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dot design award)’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받았다. 이번에 수상한 삼립 브레드 패키지는 지난 70여 년간 쌓아온 정통성과 장인정신에 △젊음과 혁신 △친근함과 행복 △미래지향적 라이프스타일과 나눔 등의 가치를 담아 디자인했다. ‘브레드 패키지’에 그릇 모양 특유의 곡선미를 활용해 공간감을 살렸으며, 밝고 선명한 색상과 현대적인 서체를 적용해 제품 주목도를 높였다.
SPC삼립의 이러한 변신은 허희수 전 부사장이 디자인 경영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 결과로 알려졌다. SPC삼립은 앞으로도 탁월한 브랜드 관리를 통해 질적·양적 성장을 견인해 고품질의 제품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성장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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