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과의 협력 공식화를 추진 중이다. 유가를 지속해서 지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번 제안은 미국은 물론 OPEC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에서도 적잖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OPEC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일부 OPEC 회원국은 이 같은 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이 제안한 협력 공식화는 OPEC과 러시아의 느슨한 연합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란과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이 같은 협력에 반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세계 2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카르텔에서 지배적인 입지를 차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는 오는 1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 같은 제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은 오는 4월 회의에서 이번 제안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짓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협력 강화 추진은 유가를 올리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국가 재정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배럴당 60달러대인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올라야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정부와 OPEC의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이 유가를 높인다고 비난해 왔다.
다만 러시아가 이 같은 협력 공식화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지난 2016년 2년간의 유가 하락 끝에 OPEC의 감산에 동참했다. 지난해 말에도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은 OPEC 회원국들과 함께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에 동의했다.
OPEC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OPEC은 계속해서 러시아 중심의 비회원국들과 생산 합의와 합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정기 회의를 지속한다. 소식통은 이 같은 협력이 3년까지 지속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하려면 적잖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 루이 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아부다비 에너지 컨퍼런스에 참석해 “일부 국가들이 외무부의 승인이 필요하고 다른 나라들은 이것을 의회에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은 OPEC 14개국과 러시아 중심의 10개 비회원국이 시장에 위기가 있을 때만 다 함께 만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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