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팔 보험 등 신체보험 있는데 탈모인 위한 상품은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탤런트 배우 가수 등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신체가 곧 재산이다. 이에 세계적인 스타들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신체 일부를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한다. 요즘 ‘도시어부’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이덕화씨는 대머리보험에 가입했을까?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신체보험 가입자로 유명세를 탄 사람은 가수이자 다리모델인 이혜영씨다. 그녀는 다리보험에 가입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 유라도 다리보험에 가입했다. 운동선수들도 신체보험에 가입한다. 메이저리거 김병헌 선수는 고액의 팔보험에 가입했다.
이들이 가입한 신체보험의 가입금액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한다. 보상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보상을 받기 위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짐작한다. 그러나 사실 보험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신체보험은 일종의 상해보험이다. 상해보험은 우연히 발생한 사고를 보상한다. 그런데 우연한 사고로 신체 일부분만 다칠 확률은 매우 낮다. 이에 가입금액은 크지만 실제 납입하는 보험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 결국 연예인들이 가입하는 신체보험은 신체 일부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이다.
특정 신체도 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면 탈모는 어떨까. 미래에 발생할 일을 대비하기 위해서이며, 특정 직업의 경우 대머리가 되면 재정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대머리보험은 없다. 보험은 예측할 수 없고 우발적인 외부 요인으로 인해 우연히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보험상품은 미래에 우연히 발생할 외부적인 요인이 있어야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탈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탈모는 유전적 위험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우연히 발생하거나 외부적인 요인도 아니라는 거다.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대머리보험은 애초부터 개발될 수 없다.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탈모를 확인하고 자녀가 가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모두 부모의 유전자를 반씩 물려받았다.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부모가 노출된 질병은 자녀인 우리가 걸릴 확률도 높다. 할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했다면 손자도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런데 암보험은 현재도 가입 가능하다.
만약 의학이 더 발전해서 유전자만으로 향후 어떤 질병에 노출될 것인지 등이 밝혀진다면 어떨까. 어쩌면 암보험과 같은 질병보험은 더 이상 개발·판매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면책조건인 ‘선천적 질병’만 봐도 그렇다. 이미 알고 있는 위험은 보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의료기술이 발달할수록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선천적’인 질병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탈모는 예측 가능하며, 질환으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을 개발하지 않는다”며 “같은 논리로 향후 의학기술이 더 발전해 향후 걸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건강보험도 더 이상 개발되거나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