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택배·항공·상품권 '소비자피해주의보'
설 연휴 포함된 1~2월 피해가 가장 많아
[세종·서울=뉴스핌] 이규하·장봄이 기자 = # A씨는 지난해 설 명절 지인에게 60만원 상당의 한우선물세트를 보냈다가 낭패를 봤다. 전문 택배업체를 통해 배송시켰지만, 배송 예정일이 지나도 한우세트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배송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택배회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택배회사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배송사고는 맞지만, 사고 접수 사실이 없다는 말로 배상을 거절했다.
# 명절 기간동안 다낭 여행을 준비한 B씨도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B씨는 2시간가량 김해공항 기내에서 대기했지만 결국 결항 통지를 받았다. 여행일정을 망친 첫날 시간은 밤 10시가 훌쩍 넘은 상황이었다. 당일 저녁 항공사가 숙소를 제공했지만, 짜증나긴 매한가지였다. 제공받은 숙소는 타인과 함께 2인 1실 투숙이었다. 다음날 대체편을 통해 다낭에 도착한 B씨는 항공기 결항에 따른 현지 예약 숙소 1박의 배상을 항공사에 요청했다. 그러나 항공사는 안전운항을 위한 정비에 불과해 배상할 수 없다는 말만 거듭했다.
# 설 명절 선물로 상품권을 구매한 C씨도 피해를 봤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상품권의 유효기간이 짧아 환급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것. C씨가 구매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상품권 등록을 진행했지만 ‘유효기간 만료’로 사용이 불가능했기 때문. C씨의 소비자피해를 접수한 한국소비자원 측은 “상품권 구매 후 판매처에서 보낸 문자에만 유효기간이 25일이라고 적혀 있고, 구매 시 상세 안내에는 유효기간 관련 문구가 없었다”며 “판매처에 구입대금 환급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사례”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항공, 택배, 상품권 분야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도 소비자피해가 빈번한 분야로 항공, 택배, 상품권 분야를 꼽는 등 설 명절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공동 발령한 상태다.
택배 [뉴스핌 DB] |
28일 공정위·소비자원이 공개한 ‘1~2월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항공, 택배, 상품권 분야의 소비자상담 건수는 전년보다 980건이 증가한 2만4736건에 달했다. 2016년에는 2만1193건 규모였다.
3년 전 1676건이던 피해구제도 2017·2018년 각각 1748건, 1954건을 기록했다.
분야별 피해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택배’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2만9803건에 달했다.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991건으로 설 연휴가 있는 1·2월에 집중(연평균 19.1% 접수)됐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운송물의 분실이 40.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파손·훼손 37.4%, 계약위반 5.6% 등의 순이다.
‘항공’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3만1629건이었다.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3951건으로 1·2월 기간 동안 소비자 피해가 연평균 17.0% 접수됐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뉴스핌 DB] |
피해구제 신청이유는 계약 관련 내용이 8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품질·AS와 부당행위 시정 요구가 각각 6.4%를 차지했다.
‘상품권’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8253건이었다.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436건으로 설 연휴 기간 동안 연평균 16.3%를 기록했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유효기간 경과로 인한 사용 거부가 50.9%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는 이용거절 18.8%, 환급거부 10.1%, 사용 후 잔액환급 거부 5.8% 등의 순이다.
마미영 소비자원 서비스팀장은 “택배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로 배송지연을 예방하기 위해 1주일 이상의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배송을 의뢰해야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운송장을 보관해야한다”며 “항공권 구매는 해당 항공사의 관련 규정 및 주의사항을 꼭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 팀장은 이어 “상품권의 경우 인터넷에서 대폭할인 등의 광고를 이용해 대량구입을 유인하는 곳에서는 구매를 피하고 상품권의 유효기간,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 등을 확인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선택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규석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설을 맞아 소비자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는 항공, 택배, 상품권 분야에 대한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공동으로 발령했다”며 “소비자 피해의 상당수가 사업자의 미흡한 정보제공으로 발생하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시·제공하고 표준약관·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다른 경우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항공, 택배, 상품권 소비자 피해 주의 [출처=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