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세일은 한 해 소비심리 가늠하는 척도, 긍정적 신호
'소비 양극화' 지속.. 해외패션 명품 매출 두 자릿수 '훨훨'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청정기 등 가전 분야 특수매출 발생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정초부터 대대적인 세일 행사에 나섰던 백화점들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위축된 소비심리와 온화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품과 가전 매출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신년 세일이 한 해의 소비심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인 만큼, 새해 첫 포문을 기분 좋게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 모두 신년 세일 기간인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이 한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신년 정기세일 기간 기존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2% 증가했다. 새해 첫 영업일부터 최대 80% 할인 판매를 앞세워 일제히 총력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상품군별로는 해외패션(12.4%)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올해도 명품 소비가 백화점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실제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 침체로 소비 패턴이 양극화되면서 지난해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은 무려 18.5%나 성장했다. 이번 신년 세일에도 초반부터 해외 명품대전 등 프로모션을 전진 배치하며 고액 소비를 이끌어냈다.
현대백화점에 한 고객이 해외 패션브랜드 상품을 고르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
또한 극심한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가전부문(18.7%)도 전체 신장률의 두 배를 훌쩍 웃돌았다. 다만 미세먼지와 포근한 겨울날씨 탓에 스포츠(2.0%)는 평균치를 밑돌았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신년 세일기간 기존점 매출이 7.7% 신장했다. 해외패션 부문은 무려 25.1% 성장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리빙관과 식품관 등의 리뉴얼해 선보인 전문관 효과로 리빙(31.6%), 식품(15.8%) 상품군도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년 세일기간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이는 올해부터 인천점의 영업이 종료되며 매출이 증발됐기 때문이다. 인천점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11.1%나 늘어났다.
신세계 역시 양극화 소비에 따라 명품(18.6%), 쥬얼리·시계(10.9%) 등 고가의 상품군이 신년 세일에서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가전 상품군도 10.9% 신장했다.
반면 여성패션(-2.3%), 남성패션(5.2%), 스포츠(4.1%) 등은 소비 침체의 영향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신년 세일기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6%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역시 명품잡화(19%), 명품패션(10%), 가전(20%) 등의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신년 세일을 맞아 쇼핑에 나선 고객들로 붐비는 대구 신세계백화점[사진=신세계] |
주요 백화점들은 연초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할인폭을 확대하고, 재고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쏟아내면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한 셈이다. 또한 지난해보다 해외명품 행사의 시기를 대폭 앞당겨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도 적중했다.
백화점업계는 겨우 살린 소비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코리아그랜드세일과 설 명절 특수를 겨냥한 행사를 내달 말까지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군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가전의 경우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청정기 등의 특수 매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며 “각 지점별로 진행한 겨울상품 이월 특가전도 좋은 반응을 거뒀다”고 말했다.
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