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취임한 금융사 위험관리 개선 안돼"
금감원 "성과지표 잘못 선택하고 연구결과 오류 가능성 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놓은 보고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KDI는 15일 '금융당국 출신 인사의 금융회사 재취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임원으로 취임한 이후 금융회사의 위험관리 성과가 개선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감원 출신 인사가 채용된 직후 금융회사가 제재를 받을 확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가 나오자 금감원은 즉각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금감원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한 금융회사들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덜 받았다는 KDI의 연구 결과는 맞지 않는다며, 그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금감원은 우선 KDI가 재무적 위험관리 성과지표의 선택, 제재확률 및 비재무적 위험지표 측정방법 등에 있어서 적절치 못했다며 연구 결과의 오류 가능성을 거론했다. 위험관리 성과지표와 관련, KDI가 금융회사의 재무적 위험관리 성과지표로 '위험가중자산 대비 당기순이익률(RORWA)'을 사용한 것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은 "RORWA는 재무건전성보다는 수익성을 대표하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은 부실자산의 정확한 인식 및 충당금 적립의 적정성과 반비례하는 측면이 있어 재무건전성을 담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대표하는 지표는 RORWA보다는 은행은 BIS비율, 보험은 지급여력비율, 금융투자협회는 영업용순자본비율 등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제재확률을 측정하는 데도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제재확률 측정 시 대상 기간 중 제재수준이나 건수 등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제재 사실이 있는 제 여부만 고려하는 등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분석했다고 지적했다.
KDI가 분석대상 기간 중 제재 건수가 있는 기관은 '1', 없으면 '0'으로만 분류하면서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 수가 감소했어도 제재의 건수 및 중징계는 증가할 수 있음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KDI 보고서가 국내 통합 금융감독시스템의 한계로 인한 부당한 유착관계 발생 가능성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금감원은 "분권형 금융감독시스템을 갖춘 미국의 사례만 유일하게 언급하고 통합 금융감독시스템을 운영 중인 일본·영국·호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현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통합 및 분권형 금융감독시스템은 각각 장단점을 갖추고 있어 특정 시스템이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퇴직자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금감원을 퇴직한 금융기관의 감사와 동일부서에서 근무경력이 있는 검사원은 2년간 당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 및 상시감시업무에서 제척하는 등 장치를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