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에서 유도로…체육계 '미투', 일파만파 확산중
[서울=뉴스핌] 김태훈 인턴기자 =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교 재학 시절 유도부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고발에 이어 체육계 '미투'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겨레신문은 14일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24)이 코치에게 수시로 맞았고, 영선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인 2011년부터 5년간 20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신유용은 5살 때 유도를 시작해 두각을 나타냈고, 영선고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힐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 2012년에는 17살의 나이로 제93회 전국체전 유도 여고부 –52㎏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치는 운동이 조금만 미진하면 노란색 수도관 파이프로 신유용을 여러 차례 구타했다.
또한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1년 코치의 숙소 청소를 전담했는데 그해 여름 코치가 숙소로 불러 매트리스에 올라오라고 한 뒤 성폭행을 했다는 게 피해자의 증언이다. 코치는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라는 협박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코치는 지난 2011년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대회에서 신유용이 3위에 그치자 “생리했냐?”고 물으며 임신테스트기 사용을 강요했다. 이후 2012년 1월에는 산부인과에 데려가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강요했다.
지난해에는 코치가 “아내가 의심한다”며 신유용에게 50만원을 주고 성관계 사실을 부인하라고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유용은 돈으로 회유하려는 코치의 모습을 보고 지난해 3월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했으며, 세계적인 성폭력 저항 운동 ‘미투(Me Too)’ 열풍이 일던 지난해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이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렸다.
신유용은 최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사실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저는 운동을 그만두고 ‘미투’를 한 거잖아요”라며 “현역 최정상급의 스케이트 선수인 심석희의 폭로로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유용의 코치는 성폭행한 적이 없으며 과거 연인 관계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과의 통화에서 “사귀었다 헤어지고 다시 사귄 관계였다. 명절에 전화도 하고, 돌잔치에도 놀러 왔다. 성폭행이었으면 이게 가능하겠냐”라며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신유용의 피해 정황을 잘 아는 선수나 지도자들이 증언을 해주지 않고 있어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