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격론
일부 발행어음 자금 개인대출 여부 논란
추후 제재심에서 최종 확정키로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금융감독원이 격론 끝에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또 다시 미뤘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금감원은 10일 2019년 제1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기관경고, 임원해임 경고, 과태료 부과 등 중징계 안건을 다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첫 회의에 이어 두번째다.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된 이날 회의의 최대 쟁점은 한국투자증권의 일부 발행어음 조달자금이 특수목적회사(SPC)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에 활용된 것이 적정한지 여부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8월 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출했다. 앞서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보고에스에이치피’와 SK실트론 지분 29%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였다.
이후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SK실트론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SK실트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금감원은 SPC를 거친 자금이 최태원 회장에게 흘러간 만큼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 및 기업금융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를 금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한투 측은 해당 대출이 단순히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일 뿐 최 회장에 대한 개인 대출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견지했다. SPC가 최 회장과 TRS 계약을 맺으면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만큼 회사가 내준 자금을 받은 주체 역시 개인이 아닌 법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자 제재심은 금감원 조치안에 대한 결론을 다음 회의로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사안이 워낙 복잡하고 까다로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논의가 길어짐에 따라 추후 재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재심의가 이뤄지더라도 결론은 이달 중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예정된 제2차 제재심 또는 늦어도 24일 제3차 제재심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