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행장 임원 임기 2년→1년, 허 행장과 동시에 임기만료
노조 파업 대응 총사퇴도 허 행장과 같은 성과평가 받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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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KB국민은행 임원들의 임기가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허인 행장과 같은 배를 타라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임원들이 "노조 총파업하면 사퇴하겠다"는 사직서를 허 행장에게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작년 말 임원(상무 전무 부행장) 인사에서 승진한 17명 가운데 14명의 임기를 1월1일에서~12월31일까지 ‘1년’으로 정했다. 등기 임원인 김남일 이사 부행장을 비롯해 오보열∙이계성 부행장, 김동현∙김영길∙성채현∙신덕순∙이우열∙이재근∙이환주∙하정∙한동환 전무 등 기존 임원 자리에서 한 단계 승진한 사람부터, 이번에 처음 임원이 된 강석곤∙최창수 상무까지 모두 해당한다.
나머지 3명의 임기는 2년으로 외부인사나 실적과 무관하거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임기와 자격요건을 따라야 한다.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인 주재성 상임감사위원과 준법감시인인 조순옥 상무와 신탁본부 김종란 상무 등이다.
허인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11월20일 직후에 국민은행 재적 임원 18명(2018년 9월말 기준) 중 15명도 임기가 끝나 허 행장과 함께 재평가를 받게 된다.
이번에 승진 임원들의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한 것도 허 행장과 같은 배를 타라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장과 임원의 임기는 2년+1년으로, 허 행장의 연임 여부에 임원들의 재계약도 달렸다.
노조의 8일 파업에 맞서 모든 경영진이 허 행장에게 사직서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허 행장은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의 사측 대표로, 노사협상부터 파업까지 책임자다. 노사관계 문제는 허 행장과 임원들이 공동 운명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임기단축으로 KB국민은행 경영진의 성과주의는 강화됐다. 윤종규 회장이 작년 말 시행한 그룹 사업별 협업 시너지효과와 사업부문 중심의 원펌(One Firm) 체계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이 시발점이다. 허 행장도 KB국민은행 최고 책임자이면서도 KB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의 책임장을 겸임하고 있다. WM부문장은 김영길 KB국민은행 WM그룹 전무, CIB부문장은 오보열 KB국민은행 CIB고객그룹 부행장, 자본시장 부문장은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개인고객 부문장은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업부문별로 책임자를 두는 매트릭스 조직은 성과주의가 매우 강해져 단기 평가로 흐를 수 밖에 없고, 윤 회장 판단에도 고삐를 더 조여야만 조직이 견고해진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