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우리가 처음 연 시장…배터리 형태·크기 자유자재 신기술"
기술 유출 우려에 국내보단 해외 업체와 사업 진행 중…"반응 좋아"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잘하는 게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디바이스(Device)엔 우리의 플렉시블 배터리(Flexible Battery)가 사용될 것이다."
신이현 제낙스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플렉시블 배터리 시장은 우리가 처음 연다"며 이같이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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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현 제낙스 대표 <사진=제낙스> |
신 대표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디바이스에서 적용이 돼야지 우리가 직접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며 "그런데 디바이스 시장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이제는 플렉시블 배터리 시장이 개념정리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바이스 업체들이 (우리 제품에 대해) '괜찮다', '신기하다'고 하면서 자기네 디바이스에 적용해 보겠다고 한다"면서 "비밀유지협약(NDA) 때문에 자세히 얘기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낙스는 2015년 플렉시블 배터리를 세상에 내놨다.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를 시작으로 일본 웨어러블 엑스포(Japan Wearable Expo), WT(Wearable Technologies), IDTechEx, 메디칼 배터리 컨퍼런스(Medical Battery Conference) 등 관련 전시회 및 컨퍼런스에 참가, 그들만의 신기술을 선보였다.
신 대표는 "제낙스 플렉시블 배터리(J.Flex)는 착용감이 부드럽고(Soft), 안전하며(Safe), 몸의 굴곡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Flexible)되는 미래형 배터리다"면서 "작년 11월 프로스트 앤 설리반 베스트 프랙티스 어워드(Frost & Sullivan 2018 Best Practice Award)에서 '아시아 퍼시픽 이차전지 기술 혁신상'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뛰어난 기술력을 자부하면서도 회사는 플렉시블 배터리 사업에서 아직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제낙스 측의 소극적인 영업태도를 지적하기도 한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 "2015년에 결정을 짓고 끝내고 싶었다"며 "나도 삼성에 뛰어가고 싶고, 빨리가고 싶은데 그 업체들이 요구하는 절차 등이 우리와 맞지 않아서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과거 삼성과 LG 등에서 제낙스의 플렉시블 배터리에 관심을 보였지만,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2015년에 삼성전자와 LG에서 10번 이상의 콜(Call)이 왔다"면서 "그러나 외국업체들의 경우와는 방식이 좀 달라서 (삼성, LG에) 가지 않았다. 외국업체는 그러지 않는데 국내업체는 계속 기술자료 갖고 와서 설명하라는 말만 한다"고 불만을 토했다.
그러면서 "기술 설명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다. 기술을 지키기 위해서다. 제품을 보면 된다"며 "기술을 설명하고 자료를 주고 그러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첫선을 보인 이후 제낙스의 플렉시블 배터리의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 대표는 "2015년 플렉시블 배터리와 지금의 플렉시블 배터리 제품은 똑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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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낙스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 모습. <사진=제낙스> |
제낙스는 '때'가 되지 않았을 뿐, 플렉시블 배터리가 필요한 때는 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들의 기술력이 빛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는 "플렉시블 배터리가 없었기 때문에 디바이스업체들이 적용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플렉시블 배터리가 있다면,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에게 콜할 것"이라며 "폴더블폰 등에서는 핵심 기술로 디스플레이를 말하고 있는데, 플렉시블 배터리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디스플레이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플렉시블 배터리는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사이즈도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하다. 휴대폰은 물론 스마트워치, 의복,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가격 면에서도 현재의 배터리보다 2~3배 비싼 건 확실하고, 플렉시블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다. 그 가치를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신 대표는 최근 주가 하락세와 관련해서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말을 아꼈다.
그는 "주가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 어렵다"면서 "회사가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잘하는 게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