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중국의 사이버 절도 및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중국 기술기업들의 보안 위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남성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화웨이 휴대폰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U 외교관들은 미국과 일본, 호주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중요한 기술 인프라에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미국과 일본, 호주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5G) 장비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5G 통신망은 도로와 철도 관리부터 가전기기 제어에 이르기까지 응용돼, 사회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달 미국 법무부는 해킹에 가담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을 기소했다. 미국의 보안업체인 '에리어1(Area 1)'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있는 한 단체가 EU의 외교 통신 시스템에 침입하려 하려 했다는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해킹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FT에 "비슷한 생각을 지닌 여러 국가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행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핀란드 등의 EU 회원국들이 지난해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했고, 2019년에도 상당수의 국가들이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것이다"라며 "우리는 (5G 주파수 경매와 관련해)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는 성급한 움직임을 자제해줄 것을 모두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U의 또 다른 외교관은 모든 국가들이 5G 주파수 경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며, 경매에서 한 통신장비업체가 유럽을 독점하게 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EU 외교관들은 합리적인 예방 조치가 중국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복잡한 문제"일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화웨이의 합리적인 가격과 제품 질을 고려할 때, 지금 논의되고 있는 방안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EU 외교관들도 또 EU가 장비 공급망의 투명성과 제품에 대한 감시 및 검사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안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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