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연방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연방 정부의 부분적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를 종식시킬 진전 징후는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셧다운이 12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셧다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캐피톨 힐(국회의사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날 연방 의회 지도부 회동에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 공하당 대표 등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3일 출범하는 새로운 연방 의회 회기에서 공화당은 상원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석을 차지한다. 하원에서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대표가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회동은 이례적으로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됐다. 이곳은 주로 군 계획 등 고위 안보 문제를 비공개로 논의하는 곳이다.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국경장벽이 비도덕적이라고 코멘트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이 불법이민자들을 거르는 "체(부엌 도구)"와 같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이민자 인구가 대부분의 전문가가 말하는 수치보다 훨씬 높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어릴적 불법 이민해 자란 청년들을 뜻하는 '드리머스(Dreamers)' 수십만명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민주당과 논의할 수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수당이 되는 오는 3일, 두 개의 다른 예산안을 '한 패키지'로 묶은 예산안을 하원 본회의에 상정,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예산안의 첫 번째 부분은 지난달 22일 0시 셧다운 이후 업무가 중단된 8개 부처에 오는 9월까지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다른 한 부분은 장벽 건설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에 오는 2월 8일까지 현 수준의 자금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셧다운을 막는 조치다. 멕시코 국경펜스에 13억달러·국경 보안 장비에 3억달러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50억달러 규모의 국경장벽 자금은 쏙 뺀 내용이다.
그러나 예산안은 하원에서 통과할 수는 있겠지만 상원에서 통과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지 않는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아서다. 백악관은 "애시당초 가능성이 없다"고 딱 잘랐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일, 백악관으로 다시 모이라고 초치했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장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고 상당수 장벽은 이미 보수됐거나 건설됐다며 "하원이 승인했던 56억달러 예산은 국가 안보의 혜택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용"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야말로 국경장벽 자금없이는 어떤 예산안도 승인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맞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치려는 민주당이 첨예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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