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조태희 분장감독이 ‘영화의 얼굴창조전’을 통해 지난 18년 동안 참여한 작품을 전시한 소감과 분장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조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 전부터 전시를 준비했다. 작은 창고에 월세를 얻어서 작품을 쌓아놨고 양이 많아져서 이사를 했다. 그렇게 몇 번 하면서 최근작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분장을 할 때마다 가장 많이 부딪히는 건 고증이다. 모든 영화가 천편일률적으로 고증한 대로 나오면 재미가 없을 거다. 그래서 그걸 무시하고 갈 때도 많다. 그래야 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창작 여지를 두기 위해서 고증에 얽매이지 않게 감독님과 조율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분장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사실 영화 보고 기억에 남는 장신구, 얼굴 등은 없을 거다. 그게 맞는 거다. 배우가 연기할 때 구조적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녹아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 너무 두드러지게 티가 나면 연기가 아닌 분장에 포커스가 간다. 기억하지 않는 선이 잘한 것이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의 얼굴창조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태희 분장 감독 [사진=뉴스핌DB] |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분장한 작품으로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역린’(2014)을 꼽았다. 조 감독은 “콧수염을 한 가닥씩 붙이는 작품이 있고 전체를 찍는 작품이 있는데 두 작품은 한 가닥씩 붙여야 했다. 그래서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배우도 힘들었을 거다. 한 번 할 때마다 두 시간 가까이 걸렸고 지우는데도 40분 이상 걸렸다”고 떠올렸다.
조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이병헌에게 변발 분장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배우, 혹은 해보고 싶은 분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병헌의 머리를 밀어서 변발 분장을 해보고 싶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그런 기회도 있지 않을까 한다. 웃기지 않고 멋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조 감독은 “개봉할 때마다 지인들이 봐주고 고생했다고 할 때 가장 기쁘다. 근데 이 일이 수명이 짧다. 수명이 길고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영화의 얼굴창조전’은 오는 4월23일까지 아라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조 감독이 참여한 총 15편의 영화 500여점의 작품을 광해관, 역린관, 남한산성관, 사도관, 창궐관, 안시성관, 분장의 역사월 섹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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