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공화당이 국방 정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차기 존 매케인 물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을 통해 고(故) 매케인 의원의 빈 자리가 체감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한다는 결정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후 매케인의 부재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정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상원의 보편적인 반발이 있었지만, 베트남전 영웅인 매케인 전 의원의 권위적인 목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랫동안 매케인 전 의원의 자문을 맡았던 존 위버는 “우리는 그의 목소리와 행동이 그립다”면서 “존이 국방위원장이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할 수 있는가? 그것은 훨씬 더 극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원에서는 제임스 인호프(공화·오클라호마) 의원이 매케인 의원을 이어 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인호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견고한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차기 외교위원장인 짐 리시(공화·아이다호) 상원의원은 전임자인 밥 코커(공화·테네시) 위원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따르는 편이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공화당에서는 외교와 국방 정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신들의 독립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지난 23일 NBC의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상원들이 나서서 우리의 외교정책을 정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반적인 외교정책과 관련해서는 물론이고 특히 시리아에 대해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에서는 매케인 전 의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화당 내 인물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밋 롬니(공화·유타) 상원의원을 꼽는다. 코커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지만 연말 정계를 은퇴한다.
위버 의원은 “그러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2명 밖에 없고 과거에 이들은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할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으며 그것은 린지와 롬니 상원의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버 의원은 “우리 당에서 그것을 할 수 있거나 할 인물이 그들 말고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계 복귀 후에도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간 롬니 의원은 매케인 전 의원처럼 2차례 공화당의 대선 주자로 나선 바 있다.
2012년 대선 운동 기간 중 롬니 전 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제1의 적으로 꼽았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 의사를 피력한 것이 매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상원에서 매케인 전 의원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정을 뒤집을 것을 촉구하며 “정상적인 군사적 충고를 따르지 않은 공화당 대통령과 싸울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레이엄 의원은 매케인 전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존의 목소리는 당신이 그와 동의하든 아니든 항상 같았다”며 “우리는 시리아에서 더 해야 한다. 떠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다. 대체로 그랬던 것처럼 그는 거의 항상 옳았다”고 말했다.
매케인 전 의원과 함께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잭 리드(공화·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매케인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리드 의원은 “그것은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말 그대로 전설인 사람의 자리를 채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리드 의원은 또 매케인 전 의원이 생존해 있었다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에 강하게 반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 공화당 내 그 누구도 매케인 전 의원과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