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발굴 사업도 진행
北주민에게 타미플루 제공…이산가족 화상상봉도 ‘청신호’
비건 美대표 “北과 다음 단계 논의하길 열망”
[서울=뉴스핌] 노민호·하수영·조재완 기자 = 남북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기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우려 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전망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한미 워킹그룹 2차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워킹그룹을 통해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된 착공식을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철도 착공식의 경우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북측으로 반출할 경우, 대북제재 결의 면제를 받아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2.21 leehs@newspim.com |
남북 간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해서도 성과가 있었다. 이 본부장은 “남북 간 하고 있는 유해발굴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며 “북한 동포들에 대한 타미플루(독감 치료제) 제공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표류하고 있는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미국도 인도적 지원 자체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서도 모두 다 이야기했다”며 “잔잔한 문제들이 조금 남아있는 것 외엔 내년에도 계속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오늘 비건 대표와 저는 아주 좋은 협의를 가졌다"며 "워킹그룹에서도 좋은 결과 있었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8.12.21 leehs@newspim.com |
그는 그러면서 "올해부터 시작해 내년 초까지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는데 의견 같이 했다"며 "이런 의미에서 미북 사이의 실무협상이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의가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인도주의 지원에 대해서는 “우리는 워싱턴에 돌아가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한국 측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어 “이 모든 활동은 한미 간 협력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내년 1~2월로 점쳐지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2.21 leehs@newspim.com |
비건 대표는 “우리는 북한과의 다음 단계 논의를 열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할 것이 없다”며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그러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완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先)비핵화 조치가 있은 후에 ‘보상’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과 앞서 했던(6.12 공동성명) 약속의 맥락에서, 북미간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