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반도 전문가 "北 논평, 핵 포기 의사 없음 증명한 것"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의 핵폐기 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 위협까지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육군 대령 출신의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주장은 전혀 새롭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을 공격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 내 핵무기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남북한과 미국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국의 핵 위협을 문제삼는 것은 결국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는 주한미군 자체를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시키라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은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북미관계가 새롭게 수립되지 않는 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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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2018.09.19 |
한편 러시아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20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북한이 오랫동안 원했던 주한미군 철수를 통한 미국의 핵 위협 제거를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싱가포르 선언에 포함시켰다"면서 "이번 논평은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증명해 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논평에서 말하는 핵 위협 제거가 주한미군 철수인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더 이상 북한에 대한 공격 위협 제거를 의미하는지는 협상을 통해 북한 측으로부터 직접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0일자 논평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정상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조선반도 비핵화'의 정의를 미국이 '북한 비핵화'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라고 밝혔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