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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담장을 넘은 택시업계 장송곡..."물러서지 않겠다"

기사입력 : 2018년12월20일 18:29

최종수정 : 2018년12월20일 18:34

20일 택시 업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 열어
"공유경제 미명하에 택시산업 다 죽는다" 호소
민주당에 쏟아진 야유...야권 "카풀 중단하라"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카카오 카풀(자가용 합승)을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장송곡이 국회 담장을 넘어 여의도에 울려퍼졌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한 고(故) 최우기 씨를 추모하는 장송곡이기도 했지만, 국회 앞에 모인 10만 택시 기사들의 절박한 울음소리기도 했다.

◆ "사납금 채우기도 벅찼는데...잠이 안 와"

택시 기사들은 "열사정신 계승", "카카오, 플러스, 럭시, 쏘카, 차차, 타다, 처벌하라", "공유경제 미명하에 택시산업 다 죽는다", "국민기만 여론호도 청와대는 각성하라"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목놓아 외쳤다.

여의도를 지난 고 최 씨의 운구행렬이 국회 앞에 설치된 단상 앞으로 오자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자. 최우기를 살려내라. 택시를 살려내라"는 선창에 맞춰 국회를 향해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택시노조 등 택시 4개 단체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생존권 사수 3차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2.20 mironj19@newspim.com

택시 기사 박재우 씨(65)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먹고 살기가 힘든 건 여기 모인 모든 택시기사들의 고충일 것"이라며 "이런 것을 저기(국회) 있는 사람들이 안다면 지금 이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택시 기사 김흥수 씨(58)는 "택시기사들이 억지 쓰는 것처럼 보이냐"며 "수십년동안 고객을 실어 날랐던 기사들이 한 순간에 카풀 서비스로 돈만 벌려고 하는 사람들과 비교되니 잠이 안 온다. 국회에서 조치 안하면 우리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개인택시연대는 이날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유경제를 팔아 카카오 자가용 카풀 출범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에겐 100만 택시가족의 최저생계비를 침탈하는 것은 공유경제에 따른 자가용 카풀이라고 보고했냐"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 "사라져" 민주당에 물병 세례, 환호받은 나경원과 임이자

택시 기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카풀 TF 위원장에겐 고성과 물병이 날아들었다. 사회자가 "전 의원은 우리 목소리를 들어준다. 정부여당에 항의하라"고 막았지만 원망의 목소리에 묻혔다.

전 위원장은 "얼마나 택시산업을 걱정하고 고민이 많으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함께해서 택시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지혜를 같이 모으겠다고 했다. 택시 산업과 생존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정부 여당이 힘을 모아 대책을 세울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같은 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의원은 환영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당과 임 의원은 이미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책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했고, 당도 함께 하기로 했다"며 "문 정권이 서민을 위하는 정권이 맞는지 묻고 싶다. 서민을 위한다면 택시 업계 여러분들의 목소리, 노동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데 그러한 논의조차 없이 발표된 카풀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생존권 사수 3차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2018.12.20 mironj19@newspim.com

나 원내대표는 이어 "여러분들의 목소리 담아서 상생할 수 있는 카풀을 같이 고민하겠다"며 "어려워진 나라 경제 속에서 택시 업계 종사자들이 더 어려워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의원 또한 '투쟁'을 함께 외치며 "택시 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또한 "문 정부의 2019년 국정목표가 포용 사회인데 대기업뿐 아니라 27만 사회, 경제적 약자인 택시 기사들도 함께 잘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평화당은 약속한다. 생존권 투쟁을 지지하고 정부에 대해선 대책없는 카풀 전면 도입 정책을 중단하라. 함께 전쟁합시다"라고 힘을 실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한 집회는 30분여동안 국회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외친 뒤, 마포대교로 이동했다. 경찰과 택시 기사 간 충돌은 없었고, 삼삼오오 모여 행진을 이어갔다.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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