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사회적 대타협 기구' 참여...정치권 '환영'
시큰둥한 시민들 "정치권, 택시업계 달래기에만 '급급'"
전문가 "시민 빠진 논의, '미봉책'에 그칠 것...가격경쟁 유도해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택시업계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시민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카풀서비스 도입에 따른 갈등 해결을 위해 마련된 기구가 승객의 목소리를 반영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택시 업계 종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0.18 leehs@newspim.com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주요 4개 단체는 지난 19일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기로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만들었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정치권과 달리 승객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권조차 “택시업계 달래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승객들은 택시업계의 승차 거부, 불친절 문제 등도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매년 2만 건이 넘는 택시 관련 민원은 개선될 줄 모르고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택시 민원 신고는 2만2420건에 달했다. 승객들은 △불친절 7567건 △승차 거부 6906건 △부당요금징수 4703건 순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각각 2만4008건(불친절 8364건, 승차 거부 7340건), 2만5104건(불친절 8638건, 승차 거부 7760건)의 민원이 서울시에 신고됐다.
대학생 이영효(25)씨는 “택시기사가 도착지도 듣지 않고 모르는 장소라며 짜증을 낸 적이 있다”며 “택시에 붙은 카풀서비스 반대 스티커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강혜림(31)씨도 “승차 거부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서비스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데, 택시업계는 카풀 반대만 외치고 있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이어 “정치권이 먼저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월급제와 같은 택시기사를 위한 해결책만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택시·카풀 TF 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4개 택시단체 대표자 간담회를 마치고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12.18 yooksa@newspim.com |
전문가도 시민의 목소리가 배제된 논의는 결과적으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택시와 카풀을 얼마나 이용해봤겠느냐”며 “승객의 이익 확대보다는 택시업계의 불만을 덜어주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국 4차 산업혁명 공유 플랫폼 사업 육성은 물론 택시업계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도 묘연해진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승객이 요구하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선 카풀을 도입해 가격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이익을 택시업계 서비스 개선과 택시기사 지원을 위해 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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