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퇴장 “교육부가 입법권에 도전했다”
24일 전체회의 소집…바른미래당 중재안 ‘패스트트랙’ 태울 전망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을 둘러싼 여야 간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서 개정안 연내 처리가 어려워졌다.
오는 27일 본회의를 앞두고 법안을 심사할 사실상 마지막 회의가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손잡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는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 및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018.12.19 kilroy023@newspim.com |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원회는 20일 오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안과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개정안, 그리고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중재안을 병합 심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의는 오후에 재개됐으나 한 시간여 만에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을 선언하면서다.
한국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반발해 중도 퇴장했다. 김현아 한국당 간사는 회의장을 나서면서 “법안에 포함된 상당부분을 (교육부가) 시행령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한번도 보고한 적도 없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그간 손놓고 있다가 돌연 시행령을 발표한 “교육부의 직무유기”이자 “입법권에 대한 굉장한 도전”이라며 퇴장 이유를 밝혔다.
회의가 결렬된 후 조승래 소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유치원 관련법 개정안을 처리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당이 법안소위의 개정안 심사와 무관한 교육부 시행령을 비난하면서 “궁색한 사유로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간사 역시 “한국당 의원들이 교육부 시행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시행령 발표와 소위에서 (법안) 합의처리를 시도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법안소위의에서의 합의를 저지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이 아닌지 폄훼하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번 회의는 유치원 3법과 관련해 열린 여섯 번째 법안소위 회의다. 여야는 지난 정기국회 기간 동안 다섯 차례 법안을 논의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바 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쟁점은 회계관리 일원화와 교비유용 처벌규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립유치원 자금을 국가 관리로 일원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사립유치원 수입재원의 성격에 따른 분리 회계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 지원금 및 보조금과 학부모 분담금으로 이원화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조 소위원장은 “분리회계는 사립학교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며 “꼬리가 몸통을 흔들 듯 사립 유치원이 사립학교 전체를 흔들 문제인데 (한국당이) 엉뚱하고 해괴한 논리”를 들이민다고 지적했다.
교비유용 처벌 규정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반면 한국당은 이 같은 처벌이 지나치다며 맞서고 있다.
본회를 일주일 남긴 시점에서 다시 합의가 불발되면서 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임재훈 의원이 발의한 중재안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검토할 방침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더이상 한국당과 이 법안 처리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바른미래당과 협의해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27일 본회의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노력은 더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법안소위 위원장은 오는 24일 전체회의를 소집해 추가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지정일로부터 최장 330일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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