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러시아·중앙아시아 北식당, 모금 판촉물 도배"
연회비 개인 89만원·단체 2500만원…현지인 반응 싸늘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가 신통치 않자 해외주재 무역기관과 식당 등에서 '김일성·김정일 기금' 모금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 식당과 외화벌이 업소에는 북한 선전물과 김일성·김정일 기금 규약, 회원 규정으로 거의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현재 외국에 나간 북한 일꾼들이 김일성·김정일 기금 조성사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어떻게든 외화 자금을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일성, 김정일 선전화 자료사진.[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소식통은 "요즘 외국에 진출한 무역회사 소속 기업들에 주재국의 언어로 된 김일성·김정일 기금 규약과 회원 규정이 인쇄된 안내문이 대량으로 전달됐다"며 "이 소책자에는 기금이사회 회원 가입절차와 연회비액수, 납부절차와 사용 용도, 기부금 납부자에 대한 각종 우대사항이 상세히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일성·김정일 기금 가입 등록비는 개인은 연간 500유로, 단체는 1만유로다. 연회비는 개인은 연간 700유로, 단체는 2만유로(약 2545만원)에 달한다.
북한 당국의 전방위적 외화벌이 '꼼수 전략'에도 불구, 김일성·김정일 기금에 대한 현지인들이나 기관들의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핵 개발과 미사일 위협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일성·김정일 기금 회원 가입에 선뜻 나설 외국인이나 단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평양시의 다른 소식통은 "요즘 해외에서 김일성·김정일 기금 회원에 가입하고 회비를 납부한 사람들에게는 보상으로 북한 초청이나 기금 증서를 증여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이런 것들이 왜 필요하겠냐"고 지적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