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동남아 투자 확대...식품·주류 업계도 가세
신동빈 롯데 회장 첫 해외 출장, 베트남·인도네시아 行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유통업계가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략을 내년에도 이어간다. 롯데·GS리테일·CJ 등 유통 대기업들이 동남아 투자 확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식품·주류 업체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Nguyễn Xuân Phúc)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롯데] |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은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지난 3일 출국한 신회장은 5박6일 일정으로 현지 사업 현장을 직접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부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11조원의 롯데그룹 해외 매출액 중 약 17%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지난해 10월에는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를 오픈해 현지 이커머스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롯데는 1990년대 베트남에 첫 진출한 이후 식품·외식·유통·서비스·건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 근무하는 임직원만 1만5000여명에 달한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 각각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치민에서는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에코스마트시티는 약 5만㎡ 규모 부지에 총 사업비 2조 원을 투입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하노이시 서호 인근에 건설 예정인 ‘롯데몰 하노이’는 7만3000여㎡ 규모 부지에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등을 구상 중이다.
올 초 편의점 GS25를 베트남에 첫 개점한 GS리테일은 연내 호치민시에 30개 점포를 열고 2년 내 하노이 등 베트남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향후 10년 내 베트남에서 2000개까지 점포 개장을 목표로 하며 캄보디아 등 인근 국가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GS25는 K푸드와 현지 먹거리 판매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외부에서 식사를 즐기는 베트남 식문화에 맞춘 공간 구성과 업계 최초로 시도한 오토바이 드라이브 스루 점포도 호응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 베트남 빈딘 생물자원 공장 전경. [사진=CJ제일제당] |
◇막걸리부터 사료까지...베트남 투자 확대 잇달아
국내 식품·주류 업체들도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베트남에 6번째 사료 공장을 건설했다. CJ제일제당은 2001년 베트남 롱안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2006년 흥옌 공장, 2008년에는 양어제품 전용 생산거점인 빈롱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2015년에는 동나이 공장을 건설하고 2018년 1월 하남 공장에 이어 여섯 번째 빈딘공장을 준공, 베트남에 총 6개 사료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회사 측은 돼지 생산부터 도축, 가공, 판매까지 이르는 계열화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베트남에 설립한 ‘동남아시아 R&D센터’를 중심으로 현지화 사료 및 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전통주 기업인 국순당은 베트남 주요 대형마트와 업소 등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1년 국순당 생막걸리로 베트남에 막걸리를 첫 수출한 국순당은 2016년부터 과일막걸리로 확장, 본격적인 현지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순당의 베트남 수출은 지난해 기준 2년 전보다 40% 성장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은 연평균 6~7%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로 주목을 받는 시장”이라면서 “특히 베트남은 일반기업의 외국인 투자 한도 철폐와 외국인 투자 가능 분야 제한 완화 등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