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대법관·재판연구관, 관행적으로 유출…방지 대책 세워야”
유해용 변호사, 검찰 압수수색과정서 대법 자료 발견돼 논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가 대법관 및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의 재판 자료 유출 관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6일 “대법원은 재판 자료 유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추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 보고서가 유출될 경우 사법 불신 등을 야기할 수 있어 기밀 자료로 분류하고 일반 판사들에게도 열람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대법관 퇴직 후 연구 보고서 전체를 파일로 받아가는 관행이 있어왔고 재판 연구관들도 일부 자료를 유출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변론에 있어서도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관예우의 또 다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유해용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 대법원 내부자료로 보이는 문건들을 다수 발견했다.
유 변호사는 퇴직하면서 ‘통합진보당 사건 전합 회부에 관한 의견(대외비)’ 문건을 비롯해 대법이 심리하고 있는 민감한 사건들에 대한 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파일 등을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저장하거나 출력된 문서 형식으로 가지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유 변호사는 검찰에 해당 문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제시를 요구했고,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기각하는 사이 이를 모두 파기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일자 유 변호사는 동료 판사들에게 ‘대법원 근무 시절 작성한 문서들을 추억 삼아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는 당시 취재진에 “보관했던 자료들은 대부분 재판연구관 시절 연구관들이 작성한 검토보고서 및 의견서를 연필로 수정하거나 개인 의견을 적은 초안들이고, 미완성 상태의 파일로 정식으로 등록된 자료가 아니라서 공무상 비밀 또는 공공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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