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가 내년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고, 내년에는 미국보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 글로벌 전략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신흥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한 반면 미국 주식은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모간스탠리는 “신흥시장 약세장이 대부분 끝났다고 판단한다”며 신흥 시장이 곧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시사했다.
국채 수익률이 뛰고 강달러가 지속되자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자산을 버리고 미국 자산으로 몰렸다. 이와 함께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가 불거지자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24개 신흥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해 들어 16%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내년 12월까지 이 지수가 현재 수준으로부터 8% 오를 것으로 예상한 한편, 미국증시의 S&P500 지수와 MSCI 유럽지수는 4%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주식은 호주 등 여타 아시아 신흥국보다 저평가됐다며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비중 유지’(equal 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미국보다 신흥국 주식을 선호하는 이유로 미국 경제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신흥국 경제는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2.9%에서 내년과 내후년에는 2.3% 및 1.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달러가 하락해 달러 부채가 막대한 신흥국 사정이 현저히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4.8%에서 내년 4.7%로 소폭 떨어진 뒤 2020년에는 4.8%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어디에 투자하나
모간스탠리는 신흥국 중 브라질·태국·인도네시아·인도·페루·폴란드 등에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한 반면 멕시코·필리핀·콜롬비아·그리스·아랍에미리트(UAE) 등에는 ‘비중 축소’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섹터별로는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보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가치주를 선호했다. 가치주가 몰린 금융·원자재·에너지·유틸리티 부문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한 반면, 테크·헬스케어·소비재 등 부문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또한 금속과 광산주에 ‘비중 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하며, 이들의 어닝 파워를 주시했다.
◆ 세 가지 주요 역풍
모간스탠리는 신흥시장 전망이 밝아졌지만, 글로벌 증시 전반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글로벌 주식과 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유지하고, 현금은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증시에 하방 압력을 줄 세 가지 주요 역풍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세계 경제성장세 하방 리스크가 뚜렷하고 △특히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기업 어닝 동력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임금 인상과 자본조달 비용 증가로 압력을 받아 순익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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