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지난달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보잉 737맥스(MAX)’ 기종의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새로운 기능을 조종사들은 인지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조종사 연합이 보잉으로부터 라이온에어 여객기의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조종 매뉴얼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여객기 추락사고를 겪은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그룹 직원이 자카르타 앙카사 관제소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잉은 최신 기종인 737맥스 시리즈에 MCAS를 새롭게 탑재했다. MCAS는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실속(失速)으로 인한 항공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승객 189명을 채운채 추락한 라이온에어 여객기는 MCAS 센서 중 양력을 측정하는 ‘날개각(항공기 날개와 기류가 이루는 각)’ 센서에 문제가 생기면서 MCAS가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 오류로 MCAS가 기수를 자동으로 낮추면서 노즈콘(기체 앞 부분)이 아래로 심하게 쏠려 항공기가 급강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보잉 737 초기 기종엔 기체가 노즈콘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다.
아메리칸항공 전미조종사협회(APA) 대변인이자 보잉 737 기장인 데니스 테이저는 FT 인터뷰에서 협회 조종사들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파일럿 세계에서 정보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며, 보잉 측이 항공기 소프트웨어가 바뀐 데 따른 정보를 조종사 훈련이나 조종 매뉴얼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사가 안전한 비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신뢰를 다시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조종사노조대표인 존 윅스도 우려를 표명했다.
보잉은 지난주에서야 부랴부랴 개정 매뉴얼을 발표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또 보잉 737맥스에서 날개각 센서 문제로 인한 추락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긴급 내공성 결함 주의령을 내렸다.
보잉은 “전방위적 측면에서 이번 사고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모든 관련 당국과 수사팀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잉이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에 대해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연방항공청은 지난주 수사 초기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된 성명을 내고 보잉 737맥스 기종 운용 항공사들에 비행 매뉴얼을 수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지침에 따라 비상시 승무원들이 수평안전판 오작동에 대처하는 절차를 반영해 매뉴얼을 수정해야 한다.
보잉 주가는 이날 뉴욕 오전 장에서 2% 이상 하락해 349달러까지 밀렸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여객기 사고 소식이 보도된 후 6.6% 빠진 335.59달러까지 급락했으나 이후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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