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엥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유럽 독자군 창설 제안에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메르켈 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유럽 독자군 언급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행한 기조 연설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키며 “언젠가 진정한 유럽군을 창설하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르켈 총리는 이같은 유럽군이 창성되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와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럽군은 유럽연합 국가 사이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중국, 러시아, 심지어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진정한 유럽 군대를 갖겠다고 결심하지 않으면 유럽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 온 뒤 지난 12일 “매우 모욕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3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에마뉘엘 마크롱은 유럽을 미국과 중국, 러시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군대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그러나 독일이 1,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는데 어떻게 프랑스에서 이것이 가능할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랑스인들은 (1차세계 대전 당시)미국이 오기 전에 파리에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었다”면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돈을 내거나 말거나!”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제는 에마뉘엘(마크롱)이 프랑스에서 매우 낮은 26%라는 지지율과 10%에 달하는 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는 단지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고 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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