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nm 중반 미세공정 ‘완성’…내년 ‘5G 상용화’ 등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초격차(미세공정)' 전략의 시동을 걸었다. 업계 우위의 공정 기술을 통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라인. [사진=SK하이닉스] |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중반의 미세공정 양산체계를 확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10nm 중반 미세공정 기반의 D램 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늘어날 전망이다.
10nm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은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이에 기반한 모바일 D램(LPDDR4 X)의 양산에 나서면서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미국의 마이크론이 이달 초 10nm 기반 모바일 D램 양산 계획을 발표, SK하이닉스는 12일 업계에서 3번째로 10nm 미세공정 기반 DDR4 D램 양산계획을 공식화했다.
세계 D램 시장의 빅플레이어인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마이크론(3위) 모두 10nm 중반대 시대를 개막한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보다 10nm 중반 미세공정의 양산 발표가 늦었지만, 실제 양산에 있어서는 마이크론보다 기술 우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20nm 및 10nm 후반대 공정의 양산 전례를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보다 우수한 양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10nm 중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10nm 중반의 미세공정 기술은 성능 및 전력효율의 향상 외에도 기존 10nm 후반 공정 대비 20% 향상된 생산성을 제공,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슈퍼사이클(D램 가격 상승)'이 올해 4분기부터 끝나고, 내년 1분기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고점 논란과 관련해 이들 업체들이 미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까지 D램 사업 전반의 수익성은 10nm 후반 제품이 주류가 되겠지만, 이후(내년 하반기)에는 10nm 중반 제품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시장상황에 맞게 10nm 중반 제품의 물량을 늘리기 위한 계획을 현재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에 대비해 경기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공장에 10nm 중반의 미세공정 양산체계를 이미 마련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올 연말부터 경기 이천 반도체공장(M12 등)에 10nm 중반 미세공정 양산체계를 마련,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중국 우시 반도체공장에도 10nm 중반 공정의 양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10nm 중반 미세공정 기반의 D램은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측면에서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내년 상반기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상용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의 D램 탑재용량이 확대, 연말에는 데이터센터(IDC)의 투자확대로 서버 D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5G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D램 용량이 올해 5~6기가바이트(GB) 수준에서 8GB로 증가,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내년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제조사의 공급증가율(20%)보다 높은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10nm 중반 미세공정 기반 D램은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수익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기대된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10nm 중반 미세공정 기반 D램의 출하비중이 전체의 5%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D램 시장의 초호황에 힘입어 각각 사상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으로 13조6500억원, 6조472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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