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내년 부정적 영향 확대
2분기 가계부채, GDP 대비 98.7%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어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변화 추이와 그에 따른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부터 10월 회의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통화신용정책 결정 시 주요 고려사항으로는 △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최근 근원물가 동향 점검 △ 최근의 금융불균형 상황 점검 및 시사점을 선정했다.
<자료=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
미중 무역갈등 관련해서 올해까지는 미중 무역규제 조치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내년 중에는 미국의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 관세가 10%에서 25%로 상향 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미국의 대중 통상정책이 자국 내 특정 산업 보호, 외국인투자 유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양국 간 분쟁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감안할 때 미·중 무역갈등이 세계 경기둔화로 이어질 경우 피해규모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는 최근 국내 근원물가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짚었다. 이는 수요측 물가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등 품목별 특이요인의 영향이 커진 데 상당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
가계부채는 지난해 잇따른 정부 대책 영향으로 올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소득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GDP 대비 비율이 계속 높아져 올해 2분기 98.7%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이같은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는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는 상호 영향을 미치며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대출 측면에서도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대출 증가에 대한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기여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5년 말 33.1%에서 올해 2분기 말 38.6%로 확대됐다.
이에 한은은 "그동안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이 큰 폭 상승하고 기업신용 중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도 크게 증가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누적되어 온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통화정책 운영시 금융안정에 대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