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 "日비판은 사태 해결 도움 안돼" 발언
일본 정부 "한국에 따른 위반상황…대응을 지켜볼 때"
고노 외무상 등 국제사회서 한국비판 적극적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가 한국 정부가 입장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데도 일본 정부가 과도하게 비판하는 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측이 한국의 대응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7일 NHK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한일 청구권 협정을 명백하게 반하는 것으로 대단히 유감"이라며 "한일 청구권 협정은 사법부를 포함해 당사국 전체를 구속하며,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시점에서 한국에 따른 국제법 위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일본)로서는 한국 정부가 이런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하는 것을 포함해, 즉각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요구한다"며 "현 시점에선 한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할 지 면밀하게 지켜볼 때"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기자단에 "기존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사법부 판결이 나왔고 우리 정부는 입장을 정리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이건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과도하게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 대법원은 지난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新日鉄住金·신닛테츠스미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 한일 관계의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 비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본 정부 인사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이다. 그는 지난 5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법에 따라 한국 정부와 협정을 맺었어도 한국 대법원이 아무때나 이를 뒤집을 수 있다면 어떤 국가라도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6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국제사법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이후의 개별 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선 "국제회의 석상에서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