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1일 국회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소득주도성장‧비핵화 대신 포용‧혁신‧한반도 언급 많아
포용 18회·함께 25회·지원 27회·혁신성장 8회 사용
文정부 정책기조 소득주도성장은 단 1회 언급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한솔 수습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나섰다. 내년도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국민과 국회를 대상으로 대통령이 육성으로 직접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연설문에 사용된 주요 키워드(단어)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핵심 단서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 사용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포용’이었다.
35분간의 연설 중 포용이라는 단어를 총 18회나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에 대해 “우리가 가야할 길이며, 우리 정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며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포용을 내년도 핵심 키워드로 삼으며 ‘함께’라는 단어도 총 25회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함께’ ‘정부는 함께’ ‘우리는 함께’를 여러차례 언급하며 야당의원들이 앉은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포용과 함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3대 핵심 지표인 ‘혁신성장’도 8차례 등장했다. 혁신성장은 주로 미래 먹거리 마련 예산 사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했다.
포용과 혁신을 중시하며 ‘소득주도성장’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날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은 단 1차례 쓰였다. 그나마 “함께 잘 살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추진했다”며 지난 1년 6개월을 설명하는 데만 쓰여 사실상 소득주도성장의 출구전략에 나섰다는 평가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복지 분야 예산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지원’이라는 키워드도 27차례 사용했다. 지원은 저소득층, 취약계층, 취업, 창업과 함께 쓰여 포용과 혁신 성장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밖에 ‘일자리’ 역시 총 13회 등장하며 일자리 정부 의지는 계속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1.01 |
민생 경제 분야와 더불어 또 다른 핵심 주제인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보수 야당과 선을 그었다. ‘북한’이라는 단어는 단 1차례 사용한 반면, ‘한반도’는 총 9번 발언하며 남북 평화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포용국가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평화의 한반도”라고 강조하며 남북을 나누기보다 한반도로 묶어 한반도의 위기, 한반도의 평화 등으로 표현했다.
한반도와 함께 많이 쓰인 단어는 8차례 등장한 ‘평화’다. 문 대통령은 평화를 주로 한반도와 묶어 사용했지만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다. 평화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안보와 경제라는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에도 연계시켰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슈인 ‘비핵화’라는 단어는 단 두차례 사용에 그쳤다. 또한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로만 쓰였다. 이를 인식한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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