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연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서서히 종료(테이퍼링)한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통계국 유로스타트는 유로존 19개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2%로 9월의 2.1%에서 오르며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ECB가 제시한 안정목표치인 ‘2% 부근’을 5개월 연속 웃돌았다.
지난 4년 간 전례 없는 자산매입에 나섰던 ECB는 지난 6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내 종료하되 현행 사상최저 금리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한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후 지금껏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 근원 CPI 상승세마저 드디어 가속화돼 ECB의 테이퍼링 계획에 더욱 정당성을 부여했다. ECB는 임금 상승과 사상최고 수준의 취업률로 인해 근원 인플레이션도 곧 오를 것이라고 수개월 간 주장해 왔다.
10월 식품과 연료를 제외한 CPI 상승률은 1.3%로 9월의 1.1%에서 올랐으며, 주류와 담배까지 제외한 CPI 상승률도 1.1%로 9월의 0.9%에서 상승했다.
하지만 유로존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내년 금리인상 계획은 틀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3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분기비 0.2%로 2분기의 0.4%에서 하락하며 2014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1.1%로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인 3.5%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러한 상황을 경기하강이 아니라 성장 둔화라고 진단하며,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더라도 ECB는 사상 최저금리 등 매우 수용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로스타트는 9월 유로존 실업률이 8.1%로 8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실업자 수는 131만5300명으로 8월의 131만5100명에서 소폭 늘었다.
유로존 실업률은 수년 간 꾸준히 하락한 후,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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