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공작금으로 야권인사 사찰 혐의 첫 재판
이종명 "관여한 바 없어"…김승연 "국정원 고유 업무"
[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기소된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승연 전 대북공작국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26일 직권남용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야권 인사 및 민간인에 대한 불법사찰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05.30 leehs@newspim.com |
김 전 국장 측은 "북한과의 접촉 여부 및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국정원 고유 업무에 해당한다"며 "이를 지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불법 사찰 의도가 있더라도 피고인은 지시에 따른 것으로 (불법 사찰의) 고의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차장 측은 사찰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차장 측 변호인은 "실제 미행이나 사찰을 했던 직원의 진술을 보면 피고인이 사찰과 관련해 보고 받은 증거가 없다"며 "사찰은 원세훈 전 원장이 김 전 국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피고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어 이 전 차장 측 변호인은 대북공작금을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사업에 사용했다는 이른바 '포청천 사업'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3차장으로 부임하기 1년 전 일로, 피고인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차장과 김 전 국장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원 전 원장과 공모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권양숙 여사의 해외방문을 미행하고, 정권에 비판적인 배우 문성근씨의 개인 컴퓨터를 해킹하는 등 야권 인사를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 전 차장은 대북공작금의 일종인 가장체 수익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추적사업인 ‘데이비슨 사업’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금품수수 의혹 관련자의 국내송환 사업인 ‘연어 사업’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이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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