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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규의 금일중국] '脫 연준기조' 유동성 경제부양, 중국 최악의 시나리오 피할까

기사입력 : 2018년10월23일 15:44

최종수정 : 2018년10월25일 07:40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역RP 공개시장조작으로 1200억위안을 시장에 공급했다. 이날 역RP 만기도래분이 없는 관계로 1200억위안 전부가 시중에 풀려나갔다. 자금 순 방출이 1000억위안을 넘은 것은 23거래일만에 처음이다. 돈을 풀어 시중 금리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이날 중국 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 분석가들은 인민은행의 이런 시중 자금 방출에 대해 "상환기일과 납세기한 등 자금 수요 피크에 맞춰 시행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당국이 자금경색과 금융시장 교란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10월초 국경절 장기 연휴때문에 10월에는 세금 납부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한 달이다. 전문가들은 통화 당국이 세금 납부 부담을 완화해주고 시중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당분간 유동성을 풍부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10월 자금수요가 집중되면서 22일 유동성 방출 직전 은행간 시장 유동성 지표가 되는 상하이 은행간금리(SHIBOR)는 연속 3일 오름세를 나타냈다. 콜금리는 2.475%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최근 유동성 확대 공급은 붕락 우려를 낳고있는 증시 부양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당국은 실제로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고 외부서 전해오는 금융위기설 등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전에 없이 강력한 경기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당국의 움직임은 3분기 성장률이 6.5%에 그쳤다는 19일 통계국 발표가 나온 직후 한층 분주해졌다. 

시진핑의 경제 복심으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 19일 인민은행장, 은보감회와 증감회 주석 등 금융 수장들과 공동으로 ▲금융시장 안정 ▲시장제도 개선 ▲장기 투자자금 증시투입 ▲민영기업 지원 ▲개방확대 등을 중심으로 한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틀날인 20일 국무원은 이들 5가지 대책을 조기에 시행해 즉각적인 효과를 낼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바이두]

시장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자금 방출로 시장금리 상승폭을 낮추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미중간의 금리차가 전보다 좁혀진 상황에서 시장금리, 특히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당분간 계속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관련, 인민은행 이강(易綱) 행장은 지난 19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은 기업의 융자난을 완화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계속해서 시장 안정에 유효한 대응 조치를 쉬지않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이날 중앙은행은 14일 연속 중단했던 공개시장조작을 재개했다. 7일물 역 RP로 300억 위안을 전과 같은 2.55%의 금리로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중국이 통화정책에 있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다른 기조로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춘 것으로 보인다.

중신증권 채권 전문가는 "공개시장 조작에서 나타난 것 처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국 금리인상과 독립적인 행보를 보인 후 중미간의 통화 정책의 차이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 배후에는 중미간 경제주기가 현저히 달라지고 있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말하자면 미국 경제는 현재 금융위기 이후 강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중국의 경우 거꾸로 심한 경기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맞춰 중국이 통화 긴축으로 나가게 되면 중국 A주 주식과 채권시장, 환율 리스크가 증폭되고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인민은행으로 하여금 유동성 완화라는 독립적 통화정책을 취하게 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지금 기조대로 유동성 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는 수익 기회와 안정을 가져다 주겠지만 위안화 가치가 계속 강한 절하압력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 나서자 중국증시는 22일 상하이지수 기준 2년 반만의 최고 상승폭인 4.1%나 급등하면서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반등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불안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게 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은 현재 경제회복과 직접적인 시장 부양을 위해 유동성 완화와 감세를 통한 내수진작책 등을 적극 동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금리도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외자이탈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탈 연준기조'의 이러한 처방전이 얼마나 먹힐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통화와 재정을 통한 수단이 아니라면 경기를 살릴 방법은 직접 부동산을 활용하는 것 뿐이지만 현 국면에서 부동산을 경제회생의 구원투수로 내세우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크다. 중국은 각각 20년, 10년전인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난 때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 부동산을 경기부양의 지렛대로 사용했으나 엄청난 고인플레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하물며 지금 중국은 이미 부동산 버블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로 정반대로 오히려 부동산 안팎의 레버리지를 대폭 축소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부동산을 동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크다는 얘기다. 성장가도에 켜진 비상등으로 상황은 점점 급박해져가는데 선택지는 마땅치 않고 이래저래 중국 역시 경기 대응을 위한 고민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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