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냉전 시대를 종식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를 언급하면서 독일 정부가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반면 영국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섰다.
지난 1986년 10월 12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나 악수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조약은 30년간 유럽 안보의 중요한 기둥이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합의 사항을 어기고 있다는 중대한 혐의를 다룰 것을 종종 촉구해 왔고 이제 우리는 미국이 (조약 파기의) 결과를 생각해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네바다주 선거 지원 유세에서 미국이 옛 소련과 1987년 체결한 IMF 조약을 파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러시아가 해당 조약의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INF 조약에 따르면 조약에 참여한 당사국은 사정거리 300~3400마일(480~5500㎞)의 지상 발사 및 크루즈 미사일을 생산·실험·보유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러시아)은 수년간 조약을 위반해 왔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핵 합의를 위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협박으로 러시아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특히 이번 이슈가 국제 안보는 물론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핵보유국의 안보를 위해 중요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인터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미국이 INF 조약을 파기하는 것은 미국과 소련 지도자들이 냉전 시대의 군비 확장 경쟁을 종식한 업적을 약화하는 실수라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INF 조약에 서명했다.
영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약 파기 발언에 지지를 보냈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절대적으로 미국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슨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가깝고 오랜 동맹은 당연히 미국이며 우리는 러시아가 서명한 조약 의무사항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데 있어 미국과 절대적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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