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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15년 우정의 적나라한 민낯…연극 '아트'

기사입력 : 2018년10월20일 00:47

최종수정 : 2018년10월22일 14:12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 작품
15년간 지속된 세 남자의 우정이 무너지는 과정
오는 11월4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들의 우정이 더 끈끈하고, 의리가 더 강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많았다. 최근에는 이런 성차별적인 생각이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얼마나 사소한 것 하나로 그 오랜 우정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알 수 있겠다.

연극 '아트' 포스터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연극 '아트'(연출 성종완)는 15년간 지속된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무너지는 과정을 일상의 대화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이다.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으로, 현재까지 15개 언어로 번역돼 35개 나라에서 공연됐다. 몰리에르 어워드 베스트 작품상, 이브닝 스탠다드상, 토니 어워드 베스트 연극상, 로렌스 올리비에 뉴 코미디 상,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 베스트 상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최고 객석 점유율 103%, 누적 관객 수 2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극에는 세 명의 인물 '세르주', '마크', '이반'이 등장한다. 오랜 친구였던 이들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은 세르주가 산 그림 한 점 때문이다. 세르주는 가로 150cm, 세로 120cm의 커다란 그림 하나를 2억원을 주고 산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하얀 캔버스를 가르는 하얀 선들이 감동을 선사한다. 하지만 친구 마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반은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터지게 된다.

세르주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2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말하지만, 마크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아냥거린다. 두 사람은 잘난 척하며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조금씩 내뱉기 시작하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명확한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반은 두 사람에게 상처를 받게 된다. 분명 친구 사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고, 우위를 선점하려 하는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커져만 간다.

연극 '아트' 공연 장면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공연은 내내 폭소가 터져나온다. 숨은 쉴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이어지는 세 사람의 대사는 때로는 어이가 없고, 때로는 너무 엉뚱하고, 때로는 너무 못됐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공감가고 몰입하게 된다. 특히 친구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있는 우월성, 무시, 자기만족 등의 인간 본성과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폭로되기 때문에 공연을 보면서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방송과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더욱 주목된다. '세르주' 역은 엄기준, 최재웅, 최영준이 맡는다. '마크' 역은 김재범, 박은석, 정상훈이 캐스팅 됐으며, '이반' 역은 박정복, 장격수, 김지철이 연기한다. 이미 검증된 연기력의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노련하게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대사, 점점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들을 너무나 유쾌하게 그려낸다.

세 사람은 완전히 갈라설 것처럼 하다가도, 다시 웃는다. 근본적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순간의 기지로 혹은 우연으로 얼어붙었던 마음이 풀리게 된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들이 정말 서로를 용서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를 마주보며 다시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친구 사이의 우정이 아닐까.

연극 '아트'는 오는 11월4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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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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