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의사' 남궁인 5500자 분량 장문 글 남겨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뤄져 재방 방지 원해"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피해자 담당의사 남궁인씨가 남긴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남궁씨는 19일 정오쯤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강력히 바란다"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라고 말했다.
[사진=남궁인씨 페이스북 갈무리] |
남궁씨는 "(피해자는) 얼굴과 손의 상처로만 사람이 죽었다"며 "참담한 죽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응급조치를 이어가면서 들었던 생각과 피해자가 숨진 뒤 자신이 느낀 죄책감과 회의를 적었다.
가해자에 대해서는 "우울증은 가해자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며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우울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쯤 서울 강서구의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신모(21)씨가 피의자 김모(30)씨와 계산대에서 환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는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신씨에게 시비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고, 경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씨가 이날 정오께 남긴 이 글은 오후 5시 기준으로 1만6000건 이상 공유됐다.
with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