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은 불편 겪기도... "평소보다 없더라"
신기술 도입을 막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아
택시기사들 오늘 오후 2시 광화문으로 집결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윤혜원 김현우 노해철 수습기자 = "어쩐지 평소보다 택시가 없긴 하더라"
전국 택시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대표 정주환)의 카풀 서비스 ‘카카오T카풀’에 반발해 18일 오전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다른 대중교통에 이용객이 몰려 불편이 가중될 것이란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평소 택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서울역 택시정류장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다른 날에 비해 다소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5년째 법인택시 운행 중인 김모(68)씨는 "생계 때문에 오늘 파업을 구실 삼아 운행을 안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후 5시까지 정상근무한다고 했다. 출근길 영업만 마치고 집회 현장으로 간다는 택시기사도 많았다.
18일 오전 서울역 택시정류장에서 대기하는 택시.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등 수도권 택시단체 4곳으로 구성된 ‘불법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4시부터 19일 오전 4시까지 24시간 동안 전국 택시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택시 대수는 25만5131대에 이른다. 서울에만 7만대가 넘는 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가 도입되면 택시산업은 무너진다"고 말했다.
택시 운행 중단으로 대중교통에 시민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민들은 택시 운행중단의 여파를 체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회사원 김태형(45)씨는 "평소처럼 지하철 4호선을 탔는데, 지연도 없었고 평소와 다른 점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역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는 김재윤(36)씨는 "오늘 오전에 택시를 타면서 평소와 다른 점을 못 느꼈다"고 했다. 이날 새벽 4시부터 근무했다는 환경미화원 박모(60)씨도 "평소처럼 택시가 다녀서, 운행중단하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택시기사들의 하소연에 공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김지영(35·여)씨는 "소비자로선 카풀이 편하지만 택시기사님들도 생계가 걸린 문제니까 안타깝다"라며 "택시 타면 나이 드신 아버지뻘 분들 많은데 괜히 내 부모님 생각도 나고 그런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종현(54)씨도 "민주사회에서 개인들 권리 내세우는 건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18일 오전 서울의 한 택시 유리창에 붙어있는 카풀 반대 문구. <사진=김현우 수습기자> |
다만 신기술의 도입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회사원 유모(61)씨는 "택시 기사들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새로운 게 나올 때마다 반대하면 새롭게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다"라고 했다. 다만 한 30대 여성은 "택시 범죄도 걱정되는데, 일반인 운전자의 신원이 보장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며 카풀 서비스의 안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택시가 부족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성북구청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자영업자 윤경호(36)씨는 "30분 넘게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태 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24년차 버스운전기사인 이대성(47)씨는 "택시가 파업을 하면 도로 상황은 한결 좋아진다"면서 "오늘은 평소보다 원활한 것 같다"고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택시 운행중단에 대비해 각 지자체에 수송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서울시는 택시기사의 참여율을 따져본 뒤, 상황에 따라 버스·지하철을 증차하거나 막차 시간을 연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율은 오전 출근 시간이 지나고 나서 추산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전 서울의 한 택시정류장에서 택시가 부족해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사진 = 윤혜원 수습기자> |
운전대를 놓은 택시기사들은 이날 오후 2시 ‘카풀 합법화 반대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경찰 추산 2만5천여명의 기사들이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집회 이후 광화문 북측광장을 출발해 청와대 근처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행진한다고 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