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원조 중단’ 위협에 온두라스와 과테말라가 미국으로 향하는 캐러밴(이민 행렬)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캐러밴을 주도한 바트톨로 푸엔테스 온두라스 전 국회의원과 다른 지도부 3명이 과테말라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캐러밴은 중남미 이민자 행렬을 가리키는 말로, 이들은 주로 과테말라를 횡단해 멕시코로 들어가거나 미국 국경까지 북상한다. 지난 13일 온두라스 북부에서 출발한 캐러밴에 합류한 이민자는 지금까지 최대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온두라스 외무부는 “비정상적으로 동원된 캐러밴 참가자들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움직임에 이용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온두라스-과테말라 국경 지대인 아구아 칼리엔테에선 보안 요원들이 현재 또 다른 이민자 대열이 국경선을 지나지 못하도록 도로를 봉쇄한 상태다.
지난 15일 온두라스-과테말라 국경에서 경찰들과 대치한 캐러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온두라스 안보부는 푸엔테스 전 의원이 “과테말라 이민 규정을 따르지 않아” 억류돼있다고 설명했으나,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압박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에 중미 국가들이 대규모 이민사태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비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미국은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대규모 캐러밴이 멈춰 온두라스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온두라스에 더 이상의 돈이나 원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고지했다. (이는) 당장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어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겨냥해서도 재차 으름장을 놨다. 그는 두 번째 트윗으로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올 심산인 사람들이 국경을 통과하거나 미국으로 북상하도록 허용한다면, 모든 지원을 중단할 것(끝낼 것)이라고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에 오늘 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는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는 누구든 자국으로 송환되기 전에 체포돼 억류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의 잇따른 경고 발언은 불법 이민 문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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