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차례 지준율 인하에도 실물경제 '돈맥 경화' 여전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중국이 올 들어 4번째 지준율 인하를 통해 15일 기점으로 시중에 1조 2000억위안을 공급, 무역전쟁 장기화 등 악재에 따른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전력하고 있음에도 실물경제의 ‘돈맥경화’ 현상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이 연말에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헝다연구원(恒大研究院)은 “지준율 인하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면서도 “이미 3차례 지준율 인하에 따른 실물 경제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준율 인하 효과는 글쎄…연말에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 제기
인민은행은 국경절 연휴 끝 무렵인 지난 7일 지준율 1% 포인트 인하를 전격 발표하며 무역전쟁에 따른 내수 침체와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놨다. 당국의 강도 높은 디레버레징 정책으로 자금난을 겪어온 기업들에게 이번 조치는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의 지준율 인하를 단행, 약 1조 2000억 위안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했다. 이중 4500억 위안은 만기가 도래하는 MLF상환에, 이를 제외한 7500억 위안(약 123조원)에 달하는 자금은 시중에 공급된다.
다만 헝다 연구원(恒大研究院)은 “이미 3차례 지준율 인하로 따른 실물경제에 대한 유동성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였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준율 인하로 인한 통화승수 증가세가 줄어들면서 기대했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헝다연구원은 “광의통화(M2) 증가속도가 명목 GDP 증가율에 못 미치고 있다. 유동성이 여전히 긴축상태에 놓여있다”며 “신용 스프레드도 올 들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실물경제에 자금이 제대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오는 연말에 지준율 인하 추진을 두고 엇갈린 관측을 내놨다.
장쥔(章俊) 모건스탠리화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기업들의 고질적인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4분기에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 할 수도 있다”며 “더불어 미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인민은행도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반면 장밍(張明) 핑안(平安)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지준율 인하를 추가 단행할 가능성은 적다”며 “만약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면 내년 춘제(春節) 즈음에 지준율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 정책은 기본적으로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행장은 14일 통화 정책과 관련 “ 지속적으로 온건한 중성(中性)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통화긴축은 물론 완화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 행장은 그러면서 “광의 통화의 증가속도는 명목 GDP 증가추이와 유사하다. 사회융자규모 증가율은 10%에 달해 합리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 같은 지표를 근간으로 중성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광다(光大)은행은 “지준율 인하 조치가 위안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위안화는 복수통화바스켓제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 단기적으로 시장의 모든 리스크 요인들이 돌출된 후 위안화는 안정적인 환율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준율 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체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궈이이(郭毅亦) 허숴디찬(和碩地產)의 애널리스트는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확대로 인해 자금집약형 산업인 부동산업종에는 당연히 호재이다”며 “공사 착공률이 제고되는 한편,토지 입찰이 유찰되는 현상도 줄어들 것 ”으로 전망했다.
자오샹(趙翔) 저상(浙商)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업체들이 지준율 인하로 대출 만기 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투기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당국이 선분양제도를 엄격히 시행해 부동산 개발상들이 여전히 만성적인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dongxuan@newspim.com